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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내 기도를 들어주신 하느님 !
작성자김유철 쪽지 캡슐 작성일2007-03-17 조회수5,003 추천수4 반대(0) 신고
 

저는 지난해 7월 17일( 공교롭게도 제헌절이네요)부터 가톨릭굿뉴스에서 제공하는 '성경쓰기'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성경필사를 하고 있습니다. 진도는 이제 32% 수준이지만, 완필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벌써 많은 은혜를 받고 있습니다.


컴퓨터 화면을 보고 성경을 베껴쓰느라 안구 간조증이 더 심해지는 아픔도 있지만 멈출 수 없는 것은  성경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예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마태오 7장 7절)


이 얼마나 놀라운 말씀입니까?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실행하기만 하면 다 이루어 주신다는 것 아닙니까?     


저는 부부가 다 영세한 신자인지라 혼인서약대로 아이들을 유아세례받게 하고 초등학교 3학년때 첫영성체 교리를 받게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초등학교까지는 그런대로 성당에 잘 나갔습니다. 그런데 아들녀석은 중학생이 되면서 몰래몰래 주일미사를 빼먹었습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는 성당에 가라고 하면 아예 "하느님을 믿지 않는다. 나 자신을 믿는다." 고 말하면서 노골적으로 거부반응을 보였습니다. 참으로 걱정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 뒤로는 아예 성당가라 소리도 안했습니다.


딸 아이는 그런대로 성당에 잘 나가는 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때는 게으름을 피웠습니다. 그럴 때 미사보러 가라고 하면 강요하지 말라고 짜증을 부렸습니다. 더 스트레스받게 하면 아예 성당에 안나갈 거라고 겁을 주기도 했습니다. 참 난감한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더 이상 참견해봤자 아이들과의 관계만 나빠질 것 같아 그냥 두고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것은 물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요 오로지 신앙유산 밖에 없다는 자각이 왔습니다. 재산을 애써 모아 자녀에게 물려주어보았자 하루 아침에 날려버릴 수도 있는 것. 신앙만 지킬 수 있다면 타락하지 아니하고 죄악의 길로  빠지지 않고 바르게 살아갈 수 있겠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아이들은 이제 다 커서 둘 다 대학생이 되었습니다. 신앙생활을 착실히 하지 않는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노상 근심 걱정에 싸여 있는데 하루는 라디오 자녀교육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하는 말씀이 들려왔습니다. "아이들은 듣지 않는 것 같아도 부모님말씀을 다 듣고 기억한다" 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잔소리같아도 아이들에게 할 말은 해야한다"고  했습니다. 그 말에 용기를 얻어 주일이면 다 큰 아이들을 챙겼습니다.  " 00 아, 저녁 7시 청년미사에 참석하거라."  아이들이 성당에 가건 말건 주일마다 반복했습니다.


딸 아이는 대학생이 된 후로는 입시압박에서 벗어났는지 바쁜 학교생활가운데서도 본당성가대 활동을 하는 등 제 마음을 안심시키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아들 녀석은 군 입대후 처음 몇 번 미사참례하곤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버렸습니다.  아들은 지난해  5월 제대하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아들이 제대하자 마자 "무사히 군생활 마치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하는 마음에서라도 미사참석해야 하지 않겠니?" 하고 미사참석하기를 종용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의정부 교구 창현 본당 이동섭 신부님께서 저희 본당을 찾으셨습니다. 낡아서 못쓰게 된 성당을 새로 짓기 위해 손수 제작하신 나무 십자가를 팔러 오신 겁니다.  십자가 한 쌍에 10만원인데 하나는 신축성당의 제대 벽면 장식용으로 쓰고 하나는 봉헌자에게 주시는 데 저도 십자가를 한 개 봉헌했습니다. 봉헌되는 십자가 뒷면에는 기도지향을 쓰게 합니다. 그래서 저는 " 김 00 그레고리오와  김00 데레사가 신앙생활을 잘 하도록 해 주십시오" 라는 기도문구를 써 넣었습니다.


 * 이동섭 신부님의 십자가 봉헌에 대해서는 아래에 덧붙인  평화신문 903호 (2007.1.7.) 기사 참조


금년 1월 1일 새해 첫 미사때 무슨 기도를 드려야 할지 깊이 생각해보았습니다. 역시 아이들의 신앙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그래서 간절한 기도를 올렸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어떠한 상황에서도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해 주십시오. 그리고 저도 금년 한해동안 주일미사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100% 참석할 수 있도록 은총을 베풀어주십시오."


마침내 하느님은 저의 간절한 바람과 기도를 들어주셨습니다. 지난 1월 하순 어느날 갑자기 우리 아들 그레고리오가 우리본당 청년 성가대 문을 두드렸습니다. 제 어머니나 나나 아무도 성가대에 들어가 보라는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목요일 저녁 성가연습에도 나가고 주일 청년미사도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더 이상 잔소리를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할렐루야"      


저는 성경쓰기를 하면서 마음에 와닿는 성구를 만나면 공책에 베껴놓습니다. 엊그제  마르코 복음서 쓰기를 마쳤습니다. 제 공책에는 다음 성구가 적혀 있었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누구든지 이 산더러 '들려서 저 바다에 빠져라' 하면서 마음속으로 의심하지 않고 자기가 말하는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그대로 될 것이다. (마르코 11,23)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기도하며 청하는 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이미 받은 줄로 믿어라. 그러면 너희에게 그대로 이루어질 것이다."(마르코 11,24)



     +      +      +      +     +      +      +      +      +     +     +    

[의정부 교구 창현본당 이동섭 신부]             평화신문 903호, 2007.1. 7.


밤새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새로 짓는 성전 제대 벽면 장식

 

 "우리 신부님처럼 예수님을 십자가에 많이 못 박은 사람도 없을 거예요."


 의정부교구 창현본당 이동섭 주임신부는 요즘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느라 바쁘다. 성전 건축을 위해 직접 십자가 제작에 나선 것.


 1997년 마석본당에서 분가한 창현본당은 10여년을 옛 공장 건물에서 생활해왔다. 신자 400여명 중 150여명이 초ㆍ중ㆍ고등학생이고, 200여명이 노인인 도농혼합형 본당 특성으로 성전 건축에 진전이 없자 이 신부가 고민 끝에 생각해 낸 것이 바로 십자가 봉헌이다.


 "'나에게 자랑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밖에 없다'는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떠올랐어요. 사제로서 예수님을 위해, 예수님 때문에 살고 있는데, 성전 건축에도 예수님 십자가를 이용(?)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1년여를 고민한 끝에 이 신부는 직접 도안한 십자가를 제작해 봉헌을 받기 시작했다. 이 십자가는 가로 세로 길이가 똑같은 십자가 모양 나무에 'Iesus Nazarenus Rex Iudaeorum(유다인의 왕 나자렛 예수)'이라고 쓰인 명패를 못으로 박고 가시관을 쓰신 예수님 얼굴상, 벽에 걸 수 있는 고리를 부착하면 완성된다. 이렇게 완성된 십자가와 나무만 있는 십자가 2개가 한세트(10만원). 예수상을 부착한 십자가는 봉헌자에게 주고 빈 십자가는 뒷면에 기도 지향을 써서 봉헌하면 성전 제단 벽에 퍼즐처럼 부착한다.


 이 신부는 처음에 못질이 서툴러 망치에 손이 찍히기도 하고 실패도 많이 했지만 이제는 능숙한 솜씨로 십자가를 제작한다. 막상 제작해 놓고 신자들 반응이 없으면 어떻게 하나 고민도 많이 했는데 반응도 좋아 밤새 십자가를 제작하기도 했다. 타 본당뿐 아니라 타 종교 신자들까지 봉헌이 잇따르고 있다. 지금까지 3000여개 십자가를 봉헌 받았다. 제단 벽을 다 덮기 위해 필요한 십자가는 약 6000개.


 "예전엔 성전 건축이 큰 부담이었는데, 이젠 성전을 즐겁게 짓고 있어요.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으면서 그 동안 사제 생활을 반성도 하고 결심도 새로이 하게 되었답니다."


 "십자가를 봉헌해 주신 모든 분들이 늘 저희 성당을 기억해 주실 테니, 작은 본당이지만 신자는 몇만명인 셈이죠. 많은 분들이 기억해 주시고, 많은 분들을 기억해 드리는 성당을 만들겠습니다."


 창현본당은 오는 5월20일 성전봉헌식을 가질 계획이다.  십자가 봉헌 문의: 사무실 031-594-0340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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