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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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예수성탄 대축일 미사를 보면서
작성자강순자 쪽지 캡슐 작성일2007-12-25 조회수821 추천수2 반대(0) 신고

예수성탄 대축일 미사에 참여하였다. 오래전부터 크리스마스 이브라는 말에 동요되어 수 없는 나날 방황을 했는데 나이 사십이 되어 진정한 미사에 참여하고 보니 참 "나도 나다"라는 한탄이 나온다.

남들은 종교에 입문하고 첫 참여를 했을 텐데 나의 경우 대학에서 교리를 단기 코스로 3개월에 속성으로 배웠으니 사실 입문을 했지만 성당에 혼자서 가기 참 안되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신앙심을 키우기 위해 그 당신 동네 성당의 빈첸시오모임에 참가하여 우리 동네 주변의 어려운이웃을 찾아가는 봉사클럽에 참여했는데 그때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앞장서서 일을 하니 나의 역할이 한미하여 그럭저럭 다니다 그 마저도 중지하고 말았다.

그때 내가 조금만 더 적극적으로 성당 봉사 활동을 했더라면 나의 신앙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였는데 시작하자 마자 중지하여 신앙을 성숙할 기회를 놓친것 같다.

 

 

나의 경우 대학시절 써클을 통해 사회운동이 심하던 80년대였으니, 진정한 신앙인이 무엇인지 혼란스럽던 시절이었기에 나는 그 후로 오랫동안 냉담을 했다.

물런 친정집이 독실한 불교신자 집안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내 마음이 성당에 가면 왠지 어울리지 않는 의상을 입은 듯이 불편하고 오히려 마음이 산란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가톨릭은 왠지 권위적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리기 어려웠다.

 

그런데 막연히 나는 내가 결혼은 신앙을 가진 사람을 만나 충실히 종교생활을 하고 싶다는 바람이 이었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가톨릭 신앙을 가진 부모님을 둔 남자를 만났다. 그래서 나는 대학 써클에서 모태 신앙이라고 말하는 친구들의 얘기가 가장 부러웠던 기억을 되살려 내 아이에게는 나처럼 신앙적 갈등을 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유아세례의 은사를 받도록 하였고, 주일학교에 꼬박꼬박 보냈다.

 

그리고 오랫 동안 남편의 방황으로 어렵게 어렵게 종교 생활을 꾸려갔다. 그런데 아이가 이제 내일 모레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즈음해서 2007년 12월 24일 예수 성탄 대축일 미사에 참여하고 보니 감개가 무량하다.

 

남들은 신자이면 누구나 의무적으로 볼 미사를 나는 어렵게 근 20년만에 진심으로 미사에 참여하여 나 자신을 제물로 받칠 수 있으니 그 얼마나 감사한지?

그리고 "언제 끝나"를 묻는 아들 함께 이 미사를 보고 있으면서 "나도 몰라 엄마도 정말 처음이거든"이라고 귀속말을 하면서 내 가슴은 알수 없는 감동으로 기쁨이 충만하였다.

성가대의 아름다운 노래가 성당 안을 가득 채우고, 일상의 주일미사와 다른 경건하고 늘 등성듬성 비어있던 성당 안이 가득찬 모습이 참으로 경이롭다.

 

나는 개인적으로 성당에 불이 꺼지고 제대상의 촛불이 켜진 모습을 가장 좋아하는 아기 예수가 구유에 옮겨지는 행사를 위해 성당에 불이 꺼지고 아이들이 촛불을 들고 입장을 하고 신부님이 향을 피우고, 성가대는 노래로 찬양을 높이 높이 경배하고 있다.

 

미사 시간을 상당히 길었다. 저녁 9시에 시작하니 크리스마스에 혼자 남편을 두고 나오기에는 나의 결단이 필요했다. 그래서 해마다 예수 성탄 대축일은 남편을 위해 참여하지 않고 가정의 평화 쪽을 선택하였는데 금년에는 왠지 꼭 참여하고 싶어서 퇴근 후 옷을 갈아 입지 않고 있었다.

 

아이가 학원에서 돌아왔을 때 나는 용기를 내었다. 진정한 신앙인으로 태어나기 위해 이제 용기를 내어 실천하자고...... 물런 아직 신앙 생활을 하지 못하는 나의 남편을 위해 기도를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다짐하면서 그리고 올 한해 보이지 않게 도와 주고, 나의 어리석음을 깨우쳐준 분들 한분 한분을 생각하면서 밤 미사에 참여하였다.

 

크리스마스 성가경연대회밤 참여를 권유해 주신 구역장님과 반장님께도 감사를 드리고 싶다. 반 모임에 참여를 못하고 있지만 꼭 우리 가정도 반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도를 해야겠다.

너무 조급하게 남편을 대하지 않을 것이다. 현재까지의 평화를 얻기 위해 우리는 너무나 긴 세월과 너무나 많은 고통을 체험하였기에 지금 오늘 아들과 함께 밤 미사를 볼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님께 경배를 올린다.

 

나의 신앙심은 너무나 여리고 작은 불씨이나 꺼질 듯 꺼질 듯 위태로운 지경에서 나는 나의 불씨를 나의 아들에게 전하고 있다. 이 불씨는 먼  후일 나의 손자들에게 전달이 되어질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나의 아들과 아들의 배우자를 위해 기도를 한다.

오늘 밤, 이 경건한 예수 상탄 대축일 밤 미사를 나의 아들 바오로가 오래도록 기억하여 빛 가운데서 주님 뜻을 헤아려 주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는 멋진 사람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주님, 저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오직 주님만이 이 세상의 주인이십니다.

주님과 함께 함이 저의 기쁨이오며 행복입니다. 주님 앞에 겸손되이 비오니 늘 일상의 일처럼 기뻐하며 주님을 경배할 수 있게 저를 낮추어 주소서.

 

참 허물이 너무 많고, 나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미천한 사람이기에 죽음이 나에게 왔을 때 "내 주님 감사합니다"라고 화답하고 "아멘"으로 화답하게 하소서!

 

미사가 끝나고 우리는 신부님이 주시는 빵을 받아 성당을 나왔고, 성당 앞 마당에는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나는오뎅을 먹고, 집 근처 빵집에서 케이크 하나를 사서 들고 집으로 돌아 왔다.

남편과 같이 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아들과 나는 새로운 체험으로 가슴이 벅차 오른다.

 

20년만에 느끼는 진한 감동과 행복감,

술과 청춘, 방황, 좌절 등 망년회에 물결에서 벗어나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찾았으니 그 얼마나 감사한 날인가?

 

"평화를 드립니다."   

"평화를 드립니다."   

 

손과 손을 잡고 마음과 마음을 나누는 가톨릭 신자들 그들은 한 가족이요. 한 식구인 것을, 내가 마음의 문을 열지 않고 홀로 외로워하였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의 처지에 내 처지에 맞게 주님을 참배한다면 주님은 낮은 그 자리를 지켜주리라 믿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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