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성모님을 배반했던 엔젤리카
작성자현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8-08-24 조회수1,366 추천수2 반대(0) 신고
전 20대 때 영세교리를 두번 시작했다가 등산에 미쳐 도중하차를 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또한가지 부끄러운 이유는 내삶을 내맘대로 요리해야겠다는 어리석고 야심찬 계획이 있었지요.
 
어느 추운 겨울날 설악산에 눈이 일미터 이상 쌓여 있을 때 산악회 동계훈련에 참여하고 내려오던중 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팀에서 떨어져 나와 혼자 양폭산장에 하루를 더 묵기로 했었지요. 왜냐면 산이 무지하게 아름답고 멋있고 매력적이었으니까요.....그런데 그날 밤 산장에 모여 있던 사람들 밤새 술판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실망에 또 실망을 했습니다.
아침이 되자 전 우리 팀을 버리고 산의 마력에 빠져 있었던 자신을 반성하면서 같이 있던 사람을 매몰차게 거절하고 혼자 눈길을 내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조금 지나자 길은 밤새 윙윙거리던 바람이 눈으로 쓸어 놓아 분간할 수가 없었습니다.  발을 내딛으면 허리까지 빠져 한발씩 꺼내기 조차 힘들었죠. 게다가 계곡쪽으로 쓸려내려가는 몸은 중심을 잡을 수 없어 차라리 이곳 (내가 무지 좋아하는 설악산이니깐)에서 침낭펴고 누워있다 동사나 할까하는 생각이 스쳐지나가는 순간 죽기전에 무릎꿇고 성모님을 향해 간절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성모님 제가 욕심부리고 혼자 남은 것도 잘못이고 밤새 산장에서 떠들던 사람 무지하게 미워했던거 다 잘못했습니다. 사람을 사랑하지 못한 저 이제 용서를 빌고 죽을 준비를 합니다." 이 기도를 하고 나니깐 꺼내던 침낭을 도로 배낭에 집어넣고 어차피 죽은 거나 마찬가지니깐 죽을때까지 내려가자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곤 비선대까지 내려온 다음 성모님의 힘으로 살아났다는 감동을 느꼈지요.
 
그렇지만 그후 영세교리를 미루고 계속 산에만 다녔습니다.
언제나 성모님께 빚지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나중에 할일 없고 심심해지면 받아야지 이렇게 성모님을 속여 먹었던 엔젤리카, 이제 남은 이자도 갚아야하는데 이거 사채이자 아닐까 조금 겁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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