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나는 아직도 무신론자인가?
작성자현인숙 쪽지 캡슐 작성일2008-10-28 조회수1,056 추천수2 반대(0) 신고
 요양보호사 교육을 받고  지난주 월요일부터 실습을 나가게 되었다.
처음 삼일간은 삼양동에 있는 무료 급식을 하는 순복음 교회에서 시키는대로 무슨일이나 하고 실습일지를 써서 내는 것이었다.
무료로 음식을 먹으러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노인이기도 하지만 늙지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시설을 운영하는 목사님 부부를 보면서 그들과 함께 먹고 그들에게 언제나 따뜻한 미소를 보내고 관심을 보여주는 자세를 보고 크리스찬의 모습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잦은 모임을 갖고 배부르게 먹으면서 살빼야한다고 안달하는 사람들도 물론 크리스찬이지만 생활을 바꾸지 않으면 바리사이사람들과 뭐가 다를까?
 
착한 사마리아처럼 살려면 우리가 배터지도록 탐닉하는 음식들에게서 해방되고 아껴서 나누지 않으면 영혼은 언제나 굶주린 이리처럼 살것 같은 두려움을 느꼈다.
 
그다음 간곳은 무료 양로원이었다.
 
처음 그곳에 발을 디뎠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
들어서자 마자 마루에 빼곡히 들어찬 노인들과 봉사자들의 광기어린 박수소리와 '성령주세요' 를 빠른 박수 템포에 맞춰 이십분간 하고 또 '랄랄랄' 하면서 이십분간 그밖에도 이해할 수 없는 광란에 미칠것만 같았다.
 
도대체 요양보호사 실습에 왜 이런 종교행위가 포함되어야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다음날 피로에 지친 원장님의 설명에 조금씩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어르신들에게 신명나게 박수치고 노래하고 중얼거리면 하루종일 꼼짝않으려는 노인들에게 운동이 되어 잠을 잘자고 낮에도 다른사람들과 잘지내신다고 하셨다.
 
그렇다, 우린 하나의 현상만 보고 전체를 파악할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속에 함께 머물러야만 조금씩이나마 알게 되는 것이라는 걸 또다시 배우고나니 오히려 그 원장님의 행위에 대해 개신교나 천주교의 교파를 떠나 그분의 뜻을 따르게 되었다. (이러다 나도 광적인 신자가 될까나....하지만 나의 분석적인 성격은 아무데도 속하질 못하는 비극이 있다)
 
우리팀원들 모두 처음엔 그원장을 비난하고 비웃었지만 떠날 때가 되자 원장님의 생각에 동조하고 약간의 존경심조차 느꼈다.
 
그런데 우리팀의 어떤 천주교신자분이 '랄랄랄' 이라는 주문을 외는 중에 입에 모터단 것처럼 외쳐대기 시작했다. 방언이 터진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나는 이렇게 어수선하고 광기어린 분위기에 마음이 덜덜떨려 마지막을 도망치듯 나와버렸다.
 
아는 수녀님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니 방언으로 기도하는 능력이 생긴거라 성경에도 나와있다고 하는데 난 도저히 진정이 되질않고 뭐가뭔지 머리속이 뒤죽박죽이 되는 느낌이었다.
 
난 지금 인간이 지닌 종교에 대한 열망과 광기에 대해 혼란한 감정에 싸여있다.
 
나도 신을 인간들 마음대로 해석하고 신을 팔아먹는 인간들이 아닐까? 이천년전의 예수님은 아직도 인간들의 사악한 마음속에서 도구로 사용되어지는건 아닌지 !
 
도대체 어떤 마음자세로 하느님을 만나야할지 정말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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