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미신 경험
작성자김말이 쪽지 캡슐 작성일2008-11-14 조회수1,513 추천수3 반대(0) 신고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장례식을 텔레비젼을 보며 하루종일 언니는
울고 있었다 그날은 일도 손에 잡히지 않는지 일도 하지 않고 슬퍼하고 울고   (언니는 평소에도 눈물이 많았지만)
 박정희 대통령의 죽음이 얼마나 애닲고 슬프면 신음소리도 나고 아이고 소리도 방안에서
새어 나오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더러 보기 싫으니 빨리 나가라고 재촉을 하였다
사실 내가 언니 집에 있는건 불법이기도 했지만 나는 정말로 갈곳이 없었다
 
인천에 가면 작은집도 고모도 있으니 너의 핏줄 너의 집안 있는곳에 가서 살으라고 하였다
그리고 시외버스비250원 시내버스비80원 포함해서 350원을 받아서 인천 작은집에 갔다
작은집은 조그만 월세방에 6식구가 사는데 작은집에 있을 형편도 못 되었다
 
이튿날 작은 엄마는 어디를 다녀오더니 어느 집에 가정부를 소개 시켜 주었고 갈곳이 없는
나는 다음날 작은 엄마의 몇가지 당부 말씀과 그 집에 가면 지켜야 할 사항을 들으며
같이 간  집은 작은 엄마가 가끔씩 이용하는 무당 집이었다
 
집은 큰데  허름한 옛날 집이었다
방이4개인데 방 하나를 터서 방이 3개였고
신당이라고 하는 방에서 무당과 함께 잤다
 
처음엔 신당에 차려 놓은 것들이 무섭기도 하고 들어가기 싫었지만
날마다 드나들다 보니 무섭지는 않았고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물건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신당 청소를 할때 그 물건들에 손톱만큼도 손대기가 싫어서 닦지를 않았더니
먼지가 많이 앉았다
나는 주인무당에게 다른곳은 쓸고 닦고 하는데 이곳은 만지기도 싫으니 만신님께서
직접 닦으시지요 했더니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었고
부정을 탄것 같으니 오늘부터 잠도  이 방에서 나하고 자지 말고 다른 방에서 자라고 해서
만신의 영감이 자는 큰방에서 자게 되었다
 
하루는 청소를 하다 말고 벽에 옛날 액자에 가득 들어 있는 흑백 사진들 중에서
 
신부님 하고 찍은 사진 미사보를 쓰고 교우들과 찍은 사진만이
내 눈에 들어 왔다
사진을 바라보며 나는 저렇게 예쁘고 아름다운 시절도 있었는가 본데 저런 시절을 다
어디다 두고 무당이 되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한달이 되어도 두달이 되어도 석달이 다되어 가도 점 보러 오는 손님은 2사람밖에 없었다
주인 무당은 날마다 한숨이 늘어갔다
 
추운 겨울에 아주 큰 대 굿을 했는데 요즘 무슨 무슨 협회가 있는것처럼 무당들도
협회가 있는지 여러 무당이 모여서 함께 굿을 하였고 일년에 한 두번 정도 돌아가며 하는것 같았다
전날 새벽 부터 준비 해서 밤을 새워 했는데 나는 이틀을 밤낮을 잠을 못자고 주방에만 있었다
 
굿이 끝나고 방에서는 무당들이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소리 돈 계산하는 소리 돈 계산 하면서
핏대를 올리기도 하고 방안을 보니 굿을 할때와는 전혀 딴  판인 허우대가 멀쩡한 말끔한 신사들도 보였다
 
그렇게 큰 굿을 치렀는데도 무당의 한숨은 날로 늘어 갔다
이유는 점보러 오는 손님 한번 있었고  한번은 점을 치는데 내가
방안에 들어 왔다 나가는 순간부터 자신은 아무런 점꽤도 안나온다는 것이었다
 
성당에서 세례받기전부터 찢어지게 가난했고 세례받기 전에도 후에도 보따리를 이고 다니며
보따리 장사를 하다가 무당이 되고는 부자는 아니지만 먹고 사는데는 지장이 없다고 했는데
아무래도 보따리 장사라도 해야할 것 같다고 했고 다른 점집에 도 찾아가고
철학관에도 찾아가고 했다며 하루 벌어 하루 먹는데
하루에 서너명에서 많게는 20명도 넘게 오는데 이렇게 그림자조차 없다며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었고
더 큰 문제는 점쟁이가 점꽤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나는 점심먹은 상을 치우러 부엌으로 나가면서
요즘 시절이 불경기라고 하는데 경기가 안 좋아 점집에 고객들도 줄어드는가 보다
속으로 생각하며 아니 내가 어쨌길래 나 때문에 점꽤가 안 나온다는 거야
 
부엌에 있는데 다른 날은 하나도 들리지 않는데 그날은 방안에서 하는 말소리가
또렸이 들려서 문에다 귀를 대고 엿들으니
 
내용인즉 만신이 한숨을 푹푹 쉬자 보조 만신이 혹시 쟤 때문에 그런것 아니예요?
그러자 오리지날 만신이 그런것 같애
보조 만신이 그럼 한번 쟤 사주를  보지 그래요
내가 왜 남의 사주를 봐
점 괘도 쟤 때문에 안나오고 성당귀신이 센것 같아
내 보내야겠어
나는 그 소리를 엿들으며
그동안 돈 한푼 안 받았는데 나갈때는 석달치 월급은 고사하고
차비라도 주겠지 그나 저나  여기서 나가면 또 어디로 가나?  부엌에서 설거지하는 나를 부르더니 지금 당장 나가라고 하였고
월급은 커녕 차비조차 주지 않아서 10정거장 되는 거리를 걸어서 일단은 작은집으로 돌아왔다
 
무당에 대한 경험은 지난번 올린글과 이것이 전부이고
왜 사람들은 무당에 대한 이야기 기 치료 귀신 이야기 경험담 등에 귀를 귀울기거나
무당 체험등 무당 미신은 믿을거리도  얘기거리도 화제거리도 못되는것에 주제 삼는지 모르겠다
그렇게도 할일이 없는지 안타깝고
세례때 미신을 끊어버리고 미신 행위를 끊어버린다고 한 약속을 지켜야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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