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야훼 이례'의 하느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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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근호 | 작성일2009-10-04 | 조회수1,039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매 주일 마다 하는 봉사를 이번에는 앞당겨서 추석때 하기로 하였다. 추석날인데도 집에 가지도 못할 뿐만아니라 시멘트 바닥인 역사 안에서 종이상자를 펴고 앉아서 생활하고 있는 노숙인들과 함께 지내기로 하였다. 처량하고 비참하고 슬픈 각자의 현실에서 그래도 주님의 사랑의 힘으로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이웃, 즉 사마리아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이번 추석때 노숙인들에게 봉사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집 사람이 송편하는데 드는 비용 일부를 봉헌한다고 한다. 내가 돈이 어디 있는데? 하고 물으니 주변의 고마우신 분들이 내가 영등포에서 노숙인들에게 봉사한다는 것을 알고 十匙一飯(십시일반)으로 보태 준다고 하니 걱정 말라고 한다. 매 주일이면 이곳에 와 봉사를 하던 가브리엘 형제가 벌써 3주나 소식이 없다. 다시 처음 시작할 때 혼자만의 봉사로 돌아 갔지만 이번 추석때는 송편등 준비물자가 늘어나는 관계로 나혼자는 할 수가 없을 것 같아 고민중이었다. 그런데 지난번 금요일에 이곳 사랑의 집에 와 저녁 봉사를 하던 홍글라라 자매님과 대화 중에 함께 하던 형제가 봉사를 못하게 돼서 다시 혼자하게 되니 좀 힘이든다고 한 것을 기억하고 이번 추석때 남편과 함께 봉사를 해 주시겠다고 연락이 왔다. 그 순간 주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를 속으로 몇 번이고 감사를 드렸다. 역시 주님은 나와 함께 계셔! 임마뉴엘 주님 찬미 받으소서. 이재을 신부님께서 송편 세상자를 홍글라라 자매님 부부를 통해서 보내오셨다. 아마도 주님 보시기에 내가 준비한 것으로는 부족하셨는가 보다. 자매님 부부와 나는 각 비닐 봉지에 송편을 거의 열개씩을 넣어 가지고 좀 일찍 밤 11시 30분쯤 역사 대합실 2층으로 올라 갔다. 자매님 남편분은 이런 봉사를 처음 해 보신다고 했다. 그것도 주님 보시기에 가장 마음 아픈 이곳,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한 이곳에 온 것이 은총이라고 했다. 양 옆으로 많은 수의 노숙인들 있고 중앙에도 둥성둥성 앉아 있거나 두러누워 있다. 송편봉지를 하나씩 노숙인들에게 주님의 이름으로 건강하세요 하며 돌리니 반갑고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나는 지난 부활절때 부활 달걀을 부활절날 밤에 돌리니 또 달걀이야? 하며 별로 반갑지 않아하는 하는 노숙인들을 봤다. 나는 마음이 편치 않았다. 고맙다는 말을 바라서 그런것이 아니라 준비한 것이 소중하게 쓰이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효용 체감의 법칙'이 노숙인들에게 작용하였나 보다. 부활전날 저녁에 달걀을, 부활절날 아침, 점심, 저녁, 그리고 밤에 내가 준비한 달걀을 받았으니 이해 할만하다. 그래서 나는 이번 추석때는 먼저 같은 값이면 최고의 효과를 내고 싶은 마음도 있어 추석전날 밤에 봉사를 한 원인이기도 하다. 어느 노숙인들은 바닥에 종이 컾 3개를 놓고 그 컾에다 막걸리를 부어 놓고 이쪽이 북쪽이니 하며 조상님들을 향해 절을 한다. 그 심정은 얼마나 비참하겠는가!!! 가슴이 찡하며 눈시울에 이슬이 맺힌다. 함께 하던 자매님은 연실 그분들을 보고 마음이 아파 어찌할 줄을 모른다. 마치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같다고... 역시 추석이라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모양이다.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막걸리나 소주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 그냥 서성이며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 유난히 오늘은 잠자는 사람이 적다. 하느님은 오늘 내가 대목장을 보는지 아셨는가 보다. 내 대목장이 하느님 대목장 아닌가! 그래서 하느님께서 내가 포기할 가봐 얼른 봉사자를 붙여주셨는지...옆에 함께 봉사하는 자매님이 있어 다행이다. 송편봉지, 커피, 쌍화차, 율무차등 요구 대로 손놀림이 바쁘다. '손끝을 보지 말고 달을 쳐다 보라'는 격언과 같이 나는 내가 노숙인들에게 나누어 주는 이 행위가 주님의 사랑으로 변하여 주님의 사랑의 씨를 그분들에게 심어 놓는 도구로 써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고 이 씨앗이 싹이트고 자라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주님의 보살핌이 있도록 기도를 한다. 중국 교포가 와서 커피를 청한다. 오늘은 추석이라 송편을 준비해 왔으니 먹어 보라고 권하였다. 고맙다고 하길래 내가 예수님께서 형제들과 함께 추석을 지내고 오늘 그들과 벗이 되어 주라고 하셔서 이렇게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하였다. 그 형제분은 어머니가 이곳 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하셔서 돌아 가셨다고 하는데 몹시 마음이 착잡한가 보다. 뭐 라고 위로의 말을 할 수 있는가. 이 형제 고맙다고 지갑에서 만원을 꺼내 나를 준다. 내가 돈준 의도가 합당하면 받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받을 수 없다고 하였다. 그형제 비록 대합실의 바닥에 앉아 있지만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는 우리를 보고 감사해서 드리는 것이니 받아 달라고 한다. 옆에 앉아 있던 어떤 노숙인 차림이 아니것 같았지만(옷차림이 깨끗해서) 그 형제분이 천원을 받으라고 내놓는다. 성경의 '바리새이와 과부의 헌금' 이야기를 내가 하면서 이 돈은 액수로 크지 않지만 내놓는 분의 마음을 담은 것을 저울에 달아 본다면 측량을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다음번 봉사때 주시는 분의 성의를 담아 봉사를 할 테니 기억해 달라고 하면서 성함 석자는 알려 달라고 하면서 기도하겠다고 하였다. 이렇게 시간은 빨리 지나갔다. 벌써 새벽 4시. 역사 안의 '셨다'가 올라가며 주의가 어수선하다. 우리도 주섬 주섬 정리를 한다. 몇 분의 노숙인이 빠른 걸음으로 오며 커피를 청한다. 짐을 정리했다고 거절하면 우리의 행위가 위선이 아닌가? 이런 모습을 처음부터 우리 옆에서 지켜 보고 있던 어떤 분이 인천 연수동 어느 복지관 이름이 적힌 봉투를 건네며 적은 것이지만 좋은 일에 써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 봉투에는 삼만원이. 오늘 이런 저런 이유로 받은 돈이 오만일천원(\51,000)! 이곳에 봉사한지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받은 많은 성금이다. 이 성금은 백배, 아니 천배의 열매로 불쌍한 영혼을 구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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