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분심없애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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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은주 | 작성일2006-06-08 | 조회수7,666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묵주기도를 하다보면 분심없이 각 신비의 현장에 저도 한 역할로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먼 역사속의 일이 아닌 현재진행형의 일로써.. 일일 드라마처럼..... 각 신비를 곰곰히 보면 제가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습니다. 각 신비를 가득채운 사람들은 모두 순결하고 죄가 덜하고 무엇보다 겸손하고 가난하고 작은 이들이 모든 신비의 주인공들입니다. 감히 내가 죄많은 제가 그자리에 낄수 있을까요? 말구유와 산비둘기와 나귀조차 저보다 더 위대하고 거룩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결코 중요배역으로는 저를 초대하시지 않으실 겁니다. 곰곰히 생각한 끝에 역시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나의 작은 자리를 발견합니다. 바로 성모님의 발 뒤꿈치 자리입니다. 잘 눈에 뜨이지도 않고 아무도 모르는 자리... 성경에 계시된 대로 사탄은 성모님의 발 뒤꿈치를 무서워합니다. 순종과 겸손의 빛이 그곳에서 쏟아지기 때문입니다. 빛의 신비 1단에서 성모님이 천사와 이야기를 나누시는 동안 저는 엄마를 따라나온 아이처럼 성모님의 발뒤꿈치에 숨어 머리를 조아리고 있습니다. 기도중에 실제 그곳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성모님의 발치아래 엎드려있는 마음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많던 분심이 사라지는걸 느꼈습니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80%정도는 분심이 사라지고 오직 성모님의 그 신비에 순종하는 제 자신을 발견합니다. 또한 각 신비에 내가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으며 성모님의 품보다 성모님의 발꿈치가 저를 더 보호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묵주기도로 성모님을 어머니로 받아들이고 나는 작고 단순한 어린아이가 되어야만 합니다. 어머니께 모든걸 맡기고 나는 졸졸 따라다니기만 합니다. 성모님의 발뒤꿈치에는 또다른 선물도 있습니다. 그것은 성모님의 치맛자락입니다. 저는 작은 아이가 되어 성모님의 치맛자락을 꼭 쥐고 성모님이 천사와 이야기를 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엘리사벳을 만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떤때는 성모님께서 저에 대해서 엘리사벳과 의논하시는 것같은 착각(?)도 듭니다. 아이는 어른들이 무슨 내용을 이야기하는지 잘 모르지만 자식들의 앞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알수 있기 때문입니다.
묵주기도는 저에게도 작음의 은총을 주었습니다. 묵주기도는 오직 작아지고자 하는 사람들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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