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기도의 응답
작성자김선순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1 조회수7,439 추천수6 반대(0) 신고

6000여명이 넘는 저희 성당이 지금 흥분에 도가니로 물들었습니다.
두분 신부님을 비롯, 애타하던 형제,자매들이 감격과 기쁨의 눈물로

보낸 일요일 미사였습니다.

중1.2학년을 바라보는 같은 학원 남자 아이와 여자아이가 물에 빠지던 날.
병원에 도착 했을시 이미 심장은 멈추었고 뇌사상태가 되었다는 주치의의 확정 판결.

넋을 잃은 엄마, 아빠 앞에서 우리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기도.
우리 모든 교우들은 손에 손에 묵주를 들고 중환자실 바닥에 앉아

성모님께 기도를 바치기 시작했습니다.

복음말씀에 나오는 "구하면 얻고, 두드리면 열린다"는 말씀처럼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장님이 눈을 뜨게 해 주신 당신의 기적을
믿으면서 다시한번 기적을 보여주시라고 간절히 정말 간절히 빌었습니다.
누구하나 자리를 떠나지 않았고, 병원바닥에서 시트를 깔고 길고 긴 밤,

기도는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새벽 4시쯤 "이제 준비를 하시는게 좋겠습니다." 라는 담당 간호사의 말.
"오기전에 이미 멈추었습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힘듭니다"라는

주치의의 차디찬 한마디에 아이의 아빠는 처진 어깨로 엄마에게 말을 합니다.
"이제 우리 수진이 하늘나라로 편히 보내자"
"안돼, 절대 못보내, 이대론 못 보내...죽지 않았어"

99%의 죽음과 1%의 기적이 있을 뿐,
그래 주치의가 뭐라하든 우린 기적을 믿는거야. 살릴수 있어...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을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지루한 10시간이 지나고
오전 8시쯤 신부님이 찿았습니다.
"미카엘라...나 신부님인데 내말 들리니..."
의식적인지 무의식속에 일어난 일인지 아이는 눈을 번쩍 뜨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오후 5시쯤 정말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간호사의 엄마를 찾는 말에 들어가 보니 차갑던 아이의 체온이 올라가 있었고

40으로 떨어져 있던 혈압이 97을 가르키고 있었습니다.
확실히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지만 지켜보고 애타게 기다리던

우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었습니다.
"와~~~~ 살았다. 수진이가 살았다!!"
중환자실은 순식간에 술렁이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저기서 환호의 박수소리가 나오고 기쁨으로 가슴에 벅찬 울음소리가 들렸습니다.

어제 늦은 밤 수혈도 받았고, 소변도 스스로 누었으며
오늘은 엄마 목소리에 고개로 예, 아니오 응수도 했습니다.
니가 물에 빠진것 아느냐니까 안다고 고개도 흔듭니다.
발가락을 간지럽히니 간지럽다고 몸을 비틉니다. 손가락도 제법
움직이구요.

그러나 우리 형제 자매들의 기도는 아직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깨어날 때 까지 시간을 비워놓지 않고 고리기도를 바치고
있답니다.

주치의가 이럴리가 없다고 연신 고개를 갸웃거립니다.
조금전엔 MBC 방송국에서 촬영을 해 갔습니다.

같이 물에 빠져 사경을 헤멨던 중1학년 남자아이 성은이는 어제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생면부지,우리가 맺은 인연은 중환자실에서 수진이와 같은 상황이라는 것외에는 없지만

성당 교우들 모두 신부님을 비롯해 그 아이에게 조문을 하고 하늘나라에 가라고

새벽에 영혼을 위한 연미사도 넣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죽음의 천사가 결국 모든이들의 간절한 기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답니다.

기도의 힘, 하느님의 역사는 무한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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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이 지난 현재 수진이의 상태는 아주 좋아졌습니다.

자유게시판에 올린글을 체험방으로 옮겨 달라는 신자분이 계시어

함께 나누려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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