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텅빈 마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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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8-10-10 | 조회수6,354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텅빈 마음
중학교 3학년 때였던 가요. 이승환이라는 가수가 '텅빈 마음'이라는 노래로 음반을 내고 지금도 꾸준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이곳으로 출근을 하면서 차가 너무 막힌다 싶어 중간에 내려 전철을 탔습니다. 지난번 묵상때도 지하철 이야기는 했었는데 오늘도 지하철을 타면서 했던 묵상이었습니다.
오늘 복음도 역시 루가 복음입니다. 이곳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지키는 사람들이 오히려 행복하다" 하고 대답하십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지키기는커녕 듣고 있는지도 확신이 없는 저로써는 이것이 얼마다 어려운 결단인지를 알 듯 합니다.
오늘도 지하철을 타면서 아주 짧은 갈등을 했는데요. 지하철 좌석에는 '노약자 장애인 보호석' 이 있습니다. 오늘 지하철을 탔을 때 다른 자리는 다 찼고 그 보호석만 비었더군요. 그 자리는 사람이 있든 없든 비워 두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짧게 망설였습니다. 그러나 결국 앉고 말았죠. '이따가 사람 (노약자나 장애인) 오면 그때 일어나면 되지.' 이렇게 생각을 하고 편하게 결론 지어 버렸습니다. 물론 목적지까지 와도 사람은 제 앞에 서지 않았고, 몸은 편한데 괜히 걸린다 싶어 마음은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저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죠. 내속에는 내가 너무 많은 것은 아닌가하는 반성을 해보았습니다. 많은 욕망으로 하느님 말씀 한마디 비집고 들어 올 구석이 나에게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하느님 말씀뿐 아니라 저와 함께 살아가는 곁에 있는 사람들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빈 마음' 을 가지려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마음을 비우려는 노력, 그것은 말씀을 삶으로 만들 수 있는 첫 걸음임을 느껴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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