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네가 하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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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선중 | 작성일1999-01-04 | 조회수4,604 | 추천수19 | 반대(0) 신고 |
+ 너희가 먹을 것을 주어라(마르 6,37)
나이가 한살 더 늘어서 인지 요즈음 성서를 읽으면 과거의 일이 되 살아난다. 예수님! 치매는 안 걸리도록 도와 주세요.^ㅡ^
처음 성서 사도직에 왔을 때는 아주 바빴다. 본당 일을 하느라 공부에서(학문적으로) 손을 뗀지가 거의 5년이나 되는 데 책을 봐야만 하는 소임을 하게 된 것이다. 일 분 일 초가 아까웠고, 마음은 이 책 저책- 볼 책으로 가득차서 모든 것을 뒤로 미뤄야 했다. - 함께 사는 수녀들과 친교 나누기, 집안 일 돕기, 희생, 음악 듣기, 보고 싶은 책 등등을... 이런 와중에 어찌어찌하다 모 본당에 주말 봉사를 해야만 하게 되었다 (우리는 직장(?) 다니는 수녀라 주말과 공휴일에는 쉼 - 고로 남들 눈에는 여유있게 보였나 보다). 가 보니 정말 수녀가 필요한 곳이었다. 이사 오는 많은 신자들, 비닐 하우스 성당, 열성적인 신부님과 사목회원만으로는 뭔가가 부족한... 그래서 주말에 성체분배와 주일학교, 예비자 교리를 하게 되었다. 나 혼자만으로는 역부족이라 다른 수녀님 두 분이 함께 나누어 맡게 되었다. 신설 본당이라 수녀로서 해야할 것들이 너무 많은 데 그냥 보고만 있으려니 마음이 평화롭지 못했다. 본원에 수녀 파견을 요청했지만 그 당시 우리 수녀원은 본당보다 다른 사도직에 파견해야할 데가 많아서 도저히 보낼 수 없다고 하셨다. 그래서 열심히 기도 드렸다. - 예수님! 제발 이 곳에 수녀님들이 오게 해 주세요. 그곳 신부님과 신자들은 우리들을 보면 좋아했지만 -우리들-특히 나는 도와주지 못하는 마음으로 괴로웠다. "예수님 ! 제가 이 곳에서 드리는 것은 저의 십일조입니다. 과부의 헌금이구요. 더 이상은 힘들어요.- 제발 어떤 회라도 좋으니 수녀님들을 보내 주세요. 어차피 저는 내 년에 종신서원 들어가야 하고 우리 공동체에서 일정하게 시간낼 수 있는 사람들은 없는데...어쩌면 좋아요."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1년간 기도했다. 그 사이 신부님과 신자들은 이 수녀원 저 수녀원 다니면서 파견을 청했지만 어렵다는 말만 듣고 왔다. 언제 수녀님들이 올지 막막하게 느껴질 때, 수녀님들 모시기를(?) 포기 했을 때- 우리 본원에서 연락이 왔다. 수녀들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고...그 때 우리 수녀원 상황으로는 보낼 수 없었는데 사람(?)이 생긴 것이다. 깜짝 놀랐다. 다른 회 수녀들을 보내 달라고 열심히 청했는데 결국은 우리가 가게 된 것이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수님께 ’저희가 가네요’ 했더니 예수님 하시는 말씀!
왜 남에게 미루느냐? 네가 하여라(마르 6,37).
오늘 복음(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에서 보면 제자들이 한 일은 아주 하찮은 일이었다.
1. 예수님께 청하고- 군중들이 배 고픔을 말씀드리고(마르 6,35-36) 2. 자신은 능력이 없음을 알리고 -저희더러 하라구요?(마르 6,37) 3. 다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것을 알아보고 예수님께 전하고(마르 6,38) 4. 군중들을 앉히고(마르 6,39) 5.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마르 6,41)
우리 수녀들이 사도직에서 하는 일도 아주 하찮은 일이다. 우리는 세속에서 말하는 빼어난 재능도 능력도 힘도 돈도 없다. 다만 주위의 어려운 사람들을 예수님께 말씀드린다. 다만 주위의 능력 있는 사람들(빵 5개와 물고기 2마리 갖고 있는 사람들)을 예수님께 알려드린다. 그러면 예수님은 우리 더러 나누어 주라고 하신다(성체분배, 불우 이웃 돕기 등등)
그런데 어떨 땐 우쭐거리게 된다. 내가 예수님께 아뢰었다고...내가 나누어 준다고 ...-_- 예수님!ㅡ 감사합니다! 이런 저를 그래도 당신 종으로 쓰시니...
기쁜 하루 보내세요. 안뇽! ^ㅡ^ - SR.M.famula
추신- 요즘 또 딴 일로 예수님께 말씀드렸더니 저더러 하래요. 그래서 3월부터는 숨쉬기 어려울 만큼 바쁠거에요. 지금은 그 준비 중이구요. 기도해주세요- 이 글을 읽으신 분은 영광송 1번을 해 주십시요. 그러면 여러분은 예수님께 빵 5개나 물고기 2마리를 선사한 사람이 됩니다^ㅡ^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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