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글을 위한 묵상이 아닙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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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9-02-25 | 조회수3,610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글을 위한 묵상이 아닙니다.
한참이나 쉬었군요. 바쁘고 정신없다는 핑계가 가장 만만하니 우선 그 핑계를 대겠습니다. 그러나 제 속마음을 비추자면 이제는 저의 글에 바닥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마르지 않는 샘물까지 기대한 것은 아니 지만, 그동안 진정으로 샘물같은 묵상을 했는지 의심을 하기 시작했고, 다행히도 성찰의 끈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요 며칠동안 성서를 읽으면서, 더 이상 떠오르는 글이 없었는데, 오늘 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판 구덩이에 제가 빠져서 무척이나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감동없는 글이 감동있 게 읽혀 지기 바라며, 억지로 끼워 맞춘글이 있었고, 그렇게 제 생각을 몰고 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날은 도저히 쓸 재료가 떠오르지 않을 때면 저를 풀어 주는 한 마디.
'오늘은 바쁘고 할 일이 너무 많았으니까.'
그러나 아니었습니다. 저는 그저 사탕발림의 소재를 찾아 다니고 있었 을 뿐이었습니다. 복음의 샘물을 깊이 파기 보다는, 지표수에 만족하고 금방 말라 버리는 샘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오늘 복음은 구하고 두드리고 찿으면 바라는대로 이루어 진다는 말씀 입니다.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 과 예언서의 정신이다." 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오늘 복음을 고민하 면서, 그동안 저의 묵상글이 나를 위한, 저의 혀끝을 위한 글이었을 뿐, 다른 사람을 위한 글이 아니라는 것마저 깨달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저에게 원하는 것은, 재미와 감동이 아닌, 한 사람의 진 실이란 것을 알겠습니다. 한 사람의 진실한 변화가 복음의 정신이며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기 때문입니다. 이제 그 순서를 바로 잡아야 겠습니다. 묵상글을 쓰기 위한 복음이 아니라, 복음을 위한 (복음을 살 아가기 위한) 묵상이어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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