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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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9-04-01 | 조회수4,183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벌서 4월입니다. 춥고도 추워 갈 것 같지 않았던 겨울이 멀어지고, 이제 봄이 시작되었군요. 예수님이 태어나신 때는 추운 겨울인데, 다시 우리에게 오실 때는 아주 따뜻한 봄날이군요. 그 분의 부활은 참으로 따뜻한 일임에 틀림없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는 예수님은 자신의 운명을 내다 보시고, 제자들의 발을 씻어 줍니다. 시몬 베드로는 너무나 부끄러워 극구 사양을 하자 예수님을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않으면 너는 이제 나와 아무 상관도 없게 된다."라고 하시죠. 그래서 손과 머리까지 씨어 주길 원하는 베드로에게 목욕을 한 사람은 깨끗하므로 발만 씻어 준다고 하시며 묵묵히 발을 씻어 주십니다.
오늘 복음을 읽으면서 저는 제 발을 내려다 봅니다. 그 분은 늘 저의 자랑스러움과 잘난 부분과 함께 하시지 않고, 오히려 감추고 싶고 내보이기 싫은 '부끄러움'과 함께 해 주시는 분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서로의 발을 씻어 주라 말씀하시는 예수님. 그 분은 분명 참된 스승입니다. 가르침을 노트필기나 머리 속에 남겨 두라 하지 않으시고, 늘 실천을 가르치시는 분이니까요.
부끄러움을 가르쳐 주신, 주님의 부활을 기다립니다.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라는 제목은 박완서씨의 작품 제목임을 밝힙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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