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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BC]5월12일 독서, 복음묵상
작성자조한구 쪽지 캡슐 작성일1999-05-11 조회수3,653 추천수3 반대(0) 신고
기쁜 소식. 밝은 세상

 

[PBC기쁜소식 밝은세상]

5월 12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독서묵상

바오로 사도 일행은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까지 갔습니다. 바오로 사도와 함께 아테네의 거리를 구경삼아 거닐어 봅니다. 돌로 만들어진 웅장한 신전에는 신들의 조각품들로 가득 차 있고, 거리마다 신상들이 서 있습니다. 신전에는 신들에게 바치는 제단들이 있었는데요, 심지어는 '알지 못하는 신에게' 바치는 제단이 따로 있었을 정도였지요. 그리스 사람들이 신들과 얼마나 밀착되어 살고 있는가를 느껴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아테네는 신들의 도시 못지 않게 또 하나의 특색을 지닌 도시였는데요, 그것은 철학자들의 도시라는 점입니다. 인생의 참 진리를 탐구하고 진리를 사랑하는 철학자들이 거리에서, 시장에서, 광장에서 사람들과 자유롭게 토론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뜁니다. 이 특별한 도시에서 무엇을 이야기해야 사람들은 하느님이 보내신 예수님을 믿게 될까요. 바오로는 드디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신들의 의견을 연설 할 수 있는 아레오파고 법정에 서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그들이 미처 알지 못하면서도 지금까지 그의 제단에 예물을 바쳐왔던 하느님에 대한 이야기였지요. 하느님은 금이나 은이나 돌로 만들 수 없는 분으로서, 살아있는 모든 것에 생명과 호흡을 주시는 분이십니다. 우리 모두는 그분 안에서 숨쉬고 살아가고 있지요.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구하기 위하여 당신이 택하신 분을 보내셨는데, 그분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아나셨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죽은 자들 중에서 살아났다고 말하자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사고에 길들여져 있던 아테네 사람들은 대부분 비웃거나 시큰둥한 반응을 보일 뿐, 몇 사람만이 바오로의 설교를 받아들이고 예수님을 믿게 됩니다. 결국 신들의 도시, 철학의 도시 아테네에서는 교회를 세우지 못하고, 사도 바오로는 고린토로 내려가서 무려 18개월간이나 머물면서 큰 교회를 세우게 됩니다.

복음묵상

예수님의 삶을 회상해 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관습이나 전통, 혹은 지금까지 해왔던 습관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습니다. 자신들을 틀 속에 가두어 놓고, 틀에 맞게 살아가고 있지요. 하지만 예수님은 사람이 만든 틀에 얽매이지 않으셨습니다. 그렇다고 멋대로 자유분방한 생활을 하셨을까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거룩한 영을 느끼셨고, 하느님의 거룩한 영이 이끄시는 대로 나아가셨는데요,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틀보다 하느님의 영이 마음에서 움직이시는 대로 따르셨습니다. 하느님의 거룩한 영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참된 자유와 평화 속에서 숨쉬게 하셨고, 하느님의 생명으로 이끄셨습니다.

제자들은 지금까지 예수님을 보고 따라다녔지만, 예수님께서 떠나시게 되면 제자들도 성령의 움직이시는 대로 깨어있게 될 것이고, 성령은 예수님께 아버지의 일을 알려 주셨듯이, 제자들에게도 예수님의 일을 알게 해 주실 것입니다. 진리의 성령은 제자들의 마음에서 움직이시어, 제자들로 하여금 진리를 온전히 깨닫게 해주실텐데요, 비록 예수님이 떠나 가셨어도 제자들은 성령이 이끄심에 따라 언제든지 예수님 정신과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자들도 예수님처럼 사람들이 만들었고, 사람들을 얽매이는 관습이나 전통, 혹은 습관적인 행동이나 사고보다는, 성령이 이끄시고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나아갔습니다. 제자들도 하느님의 자유와 생명의 나라에서 숨쉬게 된 것이지요.

성령은 오늘도 우리를 생명과 자유의 숨을 쉬라고 이끄시는데요, 걱정이나 두려움 없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하느님의 사랑과 충만한 생명을 숨쉬게 하십니다.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오월의 신록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모든 대지는 푸르르고 생명의 힘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그리고 오월의 살랑 바람이 상쾌합니다.

푸르름과 생명으로 충만한 대지에서 예수님, 저희들도 성령의 바람에 우리 자신을 놓습니다.

성령의 바람이 우리를 감쌉니다.

우리가 마음의 때처럼 지니고 있던 근심과 걱정들을 떨어져 나갑니다.

그것들은 우리들이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들을 마음의 짐처럼 꾸리고 있었던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대부분 개인적인 욕심이나 집착에서 비롯된 것들이었지요. 그것들은 우리를 짓눌러서 우리의 인생을 답답하고 무거운 것으로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예수님, 지금 우리는 우리 자신을 성령의 숨결, 성령의 이끄심에 내어놓습니다.

진리의 성령께서 불고 싶으신 대로 우리를 이끌고 갈 것입니다.

예전에는 내 욕심이 이끄는 대로 스스로 얽매여서 살았지만, 지금부터는 하느님의 거룩한 영이신 성령께서 자유롭게 이끄시는 대로 살고 싶습니다.

오월의 살랑 바람이 우리의 몸을 상쾌하게 해주듯이,

성령의 바람은 우리의 영혼과 인생을 자유롭고 상쾌하게 해줍니다.

예수님, 진리의 성령, 사랑과 일치의 성령의 숨결을 우리에게 불어넣어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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