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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빛과 소금, 그리고 진실]
작성자박선환 쪽지 캡슐 작성일1999-06-08 조회수3,174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제10주간 화요일

                          빛과 소금, 그리고 진실

                       2고린 1,18-22; ; 마태 5,13-16

 

독서에서는 첫머리부터 바오로 사도와 고린토 사람들 사이에 의견 충돌

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다. 바오로는 여기서 "하느님의 진실

성을 걸고 맹세"까지 하고 있다. 하느님께서 진실하시듯이 자기가 한

약속도 이랬다 저랬다 하는 약속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인데, 그

약속의 내용은 바오로가 고린토 교회를 방문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런

데 나중에 바오로가 가지 못하겠다고 말했던 것을 두고 고린토 사람들은

바오로를 가리켜 깊은 생각 없이 제멋대로 계획을 세우고, 이랬다 저랬

다 한다고 비난했던 것이다.

 

우리들은 바오로에게 계획을 바꿀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었다거나, 그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을 상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일로 그가 비난

을 받아야 할까를 생각해 보면 그렇지는 않다고 답변하고 싶다. 바오로

는이런 비난 때문에 마음이 몹시 상하게 되었지만, 아주 신중하게 열의

를 가지고 자신의 임무를 계속해 나가고 있다. 내일 독서에서 바오로가

고린토에 가지 않았던 이유가 고린토 사람들을 아끼는 마음에서였다는

이야기를 읽을 수 있다. 고린토 사람들이 어떤 잘못을 했었는데 아직은

그 잘못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나오지 않았다. 다만 그 잘못 때문에

바오로가 지금 당장 고린토에 가게 되면 그들에게 심한 견책을 했을

는지도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성서학자들의 설명이다.

 

우리는 여기서 바오로 사도가 교회의 사도로서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에

흐르지 않고 매사를 그리스도교적인 믿음이라는 대원칙에 입각해서 처

리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바오로가 했던 답변을 따라가게

되면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들의 의무가 얼마나 무겁고 신중해야 되는지

를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한 모든 그리스도인이 얼마나 진실하게 살

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우리들에게도 사람들과의 약속은 물론이고, 자기 자신과 하느님에 대한

신의를 잘 지키고 있느냐 하는 것이 항상 문제가 된다. 우리들이 고백

하는 잘못의 내용들은 엄밀하게 말하면 조금만 더 노력하게 되면 아예

생겨나지 않을 수 있는 것이 훨씬 더 많다는 점에서, 신의를 지키려는

의지가 모자라거나, 좀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자기 자신의 편의 때문

에, 혹은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더 중요한 일이라는 핑계로 믿음과는

거리가 먼길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가 있음을 솔직하게 반성할 필요가

있다.

 

신앙인은 모름지기 누구를 막론하고 공인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들이

선택하는 삶의 방법과 행동들은 세상을 밝게 비추는 빛이 될 수도 있

고 세상의 어두운 단면들을 그대로 드러낼 수도 있다. 그들이 선택하

는 크고 작은 생각들이 삶을 기름지고 신나게 만드는 소금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공인인 그리스도인

세상에 대해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포기하는 그 때부터 더 이상 그리

스도인이라고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시작은 빛과 소금이었지만,

지나고 보니 어둠과 짠맛을 잃은 소금이었다면 아무도 우리들을 그리

스도인이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다. [삶의 진실성], 이것은 대단히

어려운 숙제이지만 살아 있는 동안에는 놓쳐서는 안 될 귀중한 보물

인 것이다. 아멘.

 

선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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