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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PBC]6월14일 연중 제 11주간 월요일 독서 복음묵상
작성자조한구 쪽지 캡슐 작성일1999-06-16 조회수2,633 추천수2 반대(0) 신고
기쁜소식 밝은세상

[PBC기쁜소식 밝은세상]

99년 6월 14일 연중 제 11주간 월요일


1. 독서묵상

여름에 우리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등나무는 서로 꼬이고 꼬이면서 가지들을 뻗어 갑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등나무 가지에 비유해서 갈등이라는 말이 생겨났다고 하는데요. 사람들도 나이를 먹어가면서 등나무처럼 꼬이고 꼬여 매 순간 갈등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것 같습니다. 보통 건강한 일반 사람들이 하루에 몇번이나 마음속에서 갈등을 일으킬까요. 아침에 일어날까 말까부터 시작해서, 버스를 탈가 전철을 탈까와 같은 사소한 갈등에서부터 심각한 갈등에 이르기까지 평균 이만번이라는 통계가 나왔는데요.

이렇게 많은 시간을 갈등하는데 쏟아 붓고 살아가는게 인생인가 봅니다. 과연 우리는 이런 갈등속에서 어떤 쪽을 선택하고 있는지 잠시 생각해 봅니다.

오늘 독서는 하느님의 일꾼으로 살아가는 사도 바오로가 어떻게 무수한 고난을 꿋꿋하게 견뎌 왔는지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언제나 자신이 하느님의 은총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오로에게는 시련과 환난이 닥치더라도 지금 바로 이 순간이 사도 바오로에게는 하느님이 우리를 구원하시는 자비의 때이고 구원의 날이 됩니다. 하느님 은총의 손길을 깊이 느끼고 살아가는 이런 긍정적인 사고 방식이 사도 바오로가 고난을 이긴 비결이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사도 바오로는 사실 수차례에 걸쳐 전도여행을 다니는 동안 어디서나 환대를 받은 것도 아니고 어디에 가서나 교회를 설립할 수 있었던 것도 아닙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으로 고생하는 때도 있었고 생계비를 직접 벌어 썼던 바오로는 심한 노동을 하느라 잠못 이루는 밤도 많았습니다. 그 뿐 아니라 심한 매질과 돌팔매질 감옥살이까지 당해야 했던 험난한 선교 여행길이었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 모든 것을 견뎌낼 수 있는 힘이 성령의 도우심과 사랑이라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진리의 말씀과 정의의 무기를 손에 든 바오로는 영광을 받거나 수치를 당하거나 비난 받거나 칭찬받거나 언제든지 흔들림 없이 하느님의 일꾼으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고난의 날들을 지내면서도 언제나 성령과 진리의 말씀을 놓치지 않은 바오로, 그래서 바오로는 환난과 궁핍의 날들 속에서도 은총의 하느님께 감사드릴 수 있었는데요. 진리의 말씀을 마음 속에 간직하고 그 말씀을 따르려는 사람들은 무수한 갈등과 고난의 나날 속에서도 우리를 감싸 주시는 하느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가 봅니다.

2. 복음 묵상

오늘 예수님이 하시는 말씀은 2000천년 예수님이 활동하시던 그 시간 속으로 들어가 이해하면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마저 돌려대라고 하셨는데요. 오른뺨을 때리려면 때리는 사람은 왼손으로 때려야 합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왼손을 청결치 못한 일에 사용했습니다. 그러니까 왼손으로 사람을 때리는 건 아프게 하기보다 멸시하는 걸 말하죠. 주인이 노예를 남편이 부인을 로마인이 유대인을 멸시하는 뜻으로 이렇게 때렸다고 하는데요. 높은 사람이 상대방을 모욕하고 멸시하는 뜻이 담겨있는 행동이었습니다. 이렇게 나를 무시해서 오른뺨을 때리는 사람에게 왼뺨을 돌려대는 건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때리는 사람을 멈칫하게 만드는 도전적인 행동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예수님 시대에는 담보로 겉옷을 맡기는 법이 있었는데요. 가난한 사람들은 이불 이 없었고 겉옷을 이불 삼아 잤기 때문에 겉옷은 해가 지기 전에 돌려주라고 신명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채권자가 속옷을 빼앗을 때 겉옷까지 내주는 행동은 당연히 상대방을 멈칫하게 했을 겁니다.

그리고 예수님 시대에 로마인들은 유다인들을 시켜 로마 군인의 가방을 1마일 들고 가게할 수 있는 법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먼 거리를 데리고 가는 건 법으로 금지되어 있었는데요. 이런 법을 지키는 건 로마에 복종하는 걸 의미하고 거부하면 반역하는 것이 됩니다. 어떤 로마 군인이 짐을 오리를 들고 가라고 할 때 오리를 다 가고 다시 오리를 더 들고 가겠다고 나서는 유다인을 만나면 얼마나 당황하게 될까요.

예수님은 단지 너그러운 마음을 가지기 위해 사람들에게 앙갚음 하지 말고, 부탁하는 사람의 청을 거절하지 말라고 하시는 게 아닙니다. 예수님의 말씀 속에는 풍자와 해학이 숨어 있는데요. 예수님은 힘없고 약한 사람들이 힘있고 악한 사람들에게 비폭력적으로 도전하는 방법을 가르치십니다. 나를 멸시하는 사람, 내 권리를 빼앗으려는 사람에게 어떻게 도전을 할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나를 멸시하는 사람을 멈칫하게 하면서도 불복종하는 기막힌 방법을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계십니다. 그 방법은 비폭력의 방법이었습니다.

3.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오늘도 저희를 지혜의 바다로 인도하시는 예수님

예수님께서는 오늘 저희들에게 부당한 일을 참지 않으면서도

비폭력적으로 저항하는 법을 가르쳐 주십니다.

옛날 우리 조상들이 일본군의 총칼 앞에서

오직 태극기 하나 들고 독립만세를 외치던 것처럼

우리를 앝잡아 보고 함부로 할 수 있다고 믿는 힘있는 자들에게

비폭력적으로 도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법은 실천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요.

세상은 받은 대로 돌려주는 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전쟁과 폭력이 끊이지 않고

그 가운데서 힘없고 약한 노인, 어린이, 여성, 가난한 사람들은 더욱더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

저희들도 예수님처럼 당장 앞에 드러나는 것을 넘어서서 볼 수 있는

지혜의 눈을 가지고 싶습니다.

모욕과 멸시를 받으면서도 그저 당하기만 하고 제권리를 주장할 수도 없는

힘없고 약한 사람들에게 비폭력의 방법을 알려주시는 예수님.

저희들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편에 서서

그들과 함께 왼뺨마저 내밀 수 있는 도전정신과 용기를 주십시오.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가난하고 억눌린 사람들에게는 환호를 받았지만

권세있고 힘있는 사람에게는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권세있고 힘있는 사람들은 당신의 말씀을 듣기 거북해 했고 당신 곁을 떠났습니다.

예수님 오늘도 당신의 말씀을 듣고 구원의 기쁨을 느끼는 신앙인이 되기를 원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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