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PBC]6월20일 연중 제12주일 남북통일 기원미사 독서 복음묵상 | |||
---|---|---|---|---|
작성자조한구 | 작성일1999-06-18 | 조회수2,558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PBC기쁜소식 밝은세상] 99년 6월 20일 연중 제12주일 남북통일 기원미사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1. 독서묵상 구약성서를 읽다보면 이스라엘도 정말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온 민족이라는 걸 알 수 있는데요. 강대국의 침략으로 늘 전쟁의 위협 속에서 살아가던 불안한 나날들, 남쪽 유다와 북 이스라엘로 나뉘어서 살아가던 때, 전쟁에서 패배하고 머나먼 나라로 노예로 끌려가 고향을 그리워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옛날 끊임 없는 침략 속에서 마음 놓고 살 날이 없었던 우리들의 역사와 너무나도 흡사한 것 같지 않으십니까. 우리 나라 역시 일제 식민지 시절이 끝나자 곧바로 남과 북으로 나라가 갈리고 곧 이어서 비극적인 6,25전쟁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리고 나서는 형제자매에게 총부리를 겨누고 살아온지도 벌써 50년을 훌쩍 넘겨 버렸습니다.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 어느나라의 역사를 살펴 보더라도 그 안에는 눈물과 배고픔과 전쟁의 역사가 펼쳐집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이나 우리나라만 유독 슬프고 왜곡된 역사를 가지고 살아가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되겠는데요. 비슷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역사를 해석하는 방법은 나라마다 무척 다른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에게 닥치는 불행과 전쟁으로 나라를 잃어버리는 비극은 모두 하느님께서 불순종하는 이스라엘을 벌주시는 것이라고 해석하죠. 이스라엘이 다시 하느님의 말씀에 순종하게 되면 하느님은 용서해 주시고 이스라엘을 다시 품어 주실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말씀대로 우상숭배를 멀리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처지를 이해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애쓴다면 하느님께서는 다시 이스라엘을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해 주실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록 세계 여러 곳에 흩어져 고향을 잃고 살아가고 있지만 언젠가 하느님께서 선조들의 땅을 다시 찾게 해주시고 자손들을 불어나게 해주실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갔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뿐 아니라 세계 모든 민족에게 같은 사랑의 말씀을 전하고 계시는 게 아닐까요. 하느님 품을 떠나 제 멋대로 살던 백성들이 제정신이 들어 다시 하느님의 창조질서와 자연의 섭리에 순종하면 하느님의 은총이 각 나라의 역사 속에서 시작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2. 복음 묵상 우리를 모욕하고 상처주고 박해하는 사람을 과연 용서할 수 있을까요. 용서 한다면 몇번까지 참아줄 수 있을까요. 예수님은 일곱 번씩 일흔번이라도 용서해 주라고 하십니다. 무조건 용서해 주라는 말씀이시죠. 예수님은 과연 당신 말씀대로 살아가신 분이셨습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시는 순간에도 자신을 죽이는 사람들을 용서해 달라는 기도를 바치신 분이십니다. 그리스도교는 무조건적인 용서를 실천하는 종교입니다. 하느님 나라는 용서의 나라이고 하느님의 통치 방식은 용서입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용서하는 일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예수님처럼 용서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도 얼마나 많은 날들을 분노와 적개심 때문에 잠 못이루면서 지내는지요. 어떤 때는 용서를 해주려고 하다가도 상대방이 뉘우치는 기색이 안보이면 용서하려던 마음이 싹 달아나 버리기도 하죠. 너무 화가 나는 경우는 상대방이 아무리 잘못을 빌어도 용서할 수 없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우리는 원수까지도 용서할 수 있을까요. 강도에게 어린 딸을 잃은 한 어머니는 끝까지 그 강도를 용서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나중에 잘못을 뉘우친 강도가 찾아와서 용서를 빌었습니다. 그러자 그 어머니는 난 당신을 절대로 용서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이름으로 당신을 용서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내 앞에 절대로 나타나지 말아 달라고 얘기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서 하느님께 열심히 용서하게 해달라고 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어느 순간 그 강도를 용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나자 딸을 잃은 상처에서도 벗어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원수까지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은 사람의 힘으로는 안되지만 하느님께서는 하실 수 있는가 봅니다. 우리가 끝까지 청하기만 하면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어떤 원수도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주실거라는 믿음을 가져 봅니다. 3. 오늘도 함께 하소서 무조건 용서해 주시고 무조건 사랑해 주시는 예수님 일곱 번씩 일흔번이라도 용서해 주시는 예수님 저희들에게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저희들을 괴롭히고 박해하고 모욕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고 미워하느라 저희들의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게 저희들을 지켜 주십시오. 저희들의 마음에 미움의 씨앗을 심고 그 싹이 자라나 더 큰 미움과 적개심을 키우는 어리석은 사람들이 되지 않게 해 주십시오. 저희들에게 상처주는 사람들을 용서함으로써 저희들도 용서받을 수 있게 저희들을 이끌어 주십시오. 예수님 해마다 6월이 되면 저희들은 끔찍했던 지난날의 전쟁을 기억합니다. 한 형제자매들이 서로를 향해 총을 쏘아대던 지난날의 비극을 기억합니다. 그리고 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고 살아야 하는 아픈 역사를 기억합니다. 사랑하지만 소식조차 알지 못하고 가고 싶지만 갈 수 없는 땅. 북녘하늘을 바라보며 눈물짓는 많은 이산가족의 슬픔을 기억해 주십시오. 특히 북녘 땅에서 굶주림과 병으로 고통받는 많은 백성들을 기억해 주십시오. 저희들이 북녘 땅 동포들을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 있는 용기를 주십시오. 저희들의 사랑과 용서가 정치적 계산과 이데올로기보다 더 큰 힘을 발휘하게 해 주십시오. 이산 가족들이 아직도 살아 있는 동안에 우리 민족이 서로 화해하고 통일된 민족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쁨을 누리게 해 주십시오. 당신의 사랑을 기억하면서, 당신께서 내려 주시는 무조건적인 은총을 기억하면서 저희들도 가장 가까운 형제 자매들에게 용서와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게 저희 마음을 열어 주십시오. 아멘.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