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좋은 열매 나쁜 열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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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06-22 | 조회수3,080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연중 제12주간 수요일 <좋은 열매 나쁜 열매> 창세 15,1-12.17-18; 마태 7,15-20
오늘 복음은 외적인 단어만을 염두에 둔다면 대단히 재미있는 비교로 되어 있 습니다. 우선 좋은 것과 나쁜 것이 구별되는데, 양이나, 포도, 무화과 등이 좋은 것에 속한다면, 이리나 가시나무, 엉겅퀴 등은 나쁜 것에 해당됩니다. 좋은 나무 가 좋은 열매를 맺는 반면, 나쁜 나무는 나쁜 열매를 맺게 된다는 표현은 마치 10살 박이 어린이에게 하듯 쉬운 표현으로 되어 있어서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을 따져본다면 결코 재밌게 웃고 지나갈 수만 은 없는 무시무시한 내용으로 되어 있습니다. 좋은 열매를 맺지 못하는 나무는 모두 찍혀 불에 던져진다는 것이죠.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는 우리 나라의 속담처럼, 옛 어른들께서는 어린이의 됨됨이는 장차 그가 어떤 사람이 될지를 결정짓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내비쳤었습니다. [그 놈 장군감이다!] 라는 할아버지의 말씀이라든지, [똑똑한 게 꼭 지 아범을 닮았구나] 하는 할머니의 말씀은 손자손녀가 장차 잘 자라서 가문과 겨레를 빛내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었던 것이죠. 반대로 [내 원 참, 괘씸해서! 저 놈이 일을 내지, 일을 내!] 라고 혀끝을 차시는 아저씨의 말씀과 [넌 세상에서 뭐가 되려고 그런 짓거리를 하는 거여?] 하시는 어머니의 나무라는 말씀은 아무래도 미덥지 못하고 잘못된 행위만을 되풀이하는 이들을 향 한 걱정 섞인 한탄의 말일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거짓 예언자]를 조심해야 한다는 경고를 들려 주십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진실한 예언자와의 차이를 전혀 구별할 수 없을 만큼 번듯하지만, 속마음은 온갖 교활한 것으로 가득 차서 아무도 그 마음을 짐작도 못하는 거짓 예언자는, 선행을 가장해서 비리를 저지르는 위선의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또한 한번 빠지게된 위선이 자신에게 가져다주는 순간적인 영광을 위해 서 다시금 거짓을 탐하고, 쉽게 올바른 마음을 포기하는 우를 범하기도 합니다.
겉으로는 청렴 결백한 공직자가 정당하지 못한 뒷돈을 챙기는 얘기라든지, 사 목에 열중해야할 사목자가 사목과는 무관한 것에 관심을 두고 신자들을 농락하는 행위들은 우리 시대에도 경계해야 할 것들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작게는 개개 인의 사사로운 관계에서부터 시작해서, 넓게는 단체와 단체, 국가와 국가, 심지 어는 하느님에 대해서마저 위선을 저지르려는 교만은 결단코 중지되어야 할 것입 니다.
[행위를 보아서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마태 7,20)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우 리들의 마음이 겉으로 표현되는 것이기에 언행은 곧 됨됨이의 거울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성현들께서는 [사람이 살아가면서 반드시 누가 있어서가 아니라 아 무도 없더라도 평상시에 누가 있을 때 하던 것처럼 언행을 삼갈 줄 알아야 한다] 고 가르쳐 왔습니다.
주님을 믿는 우리들도 진실에 살고 정의에 죽을 줄 아는 비장한 결단을 살아가 야 합니다. 속마음은 은연중에 드러나기 때문에 주의하지 않고, 의심을 품지 않 는다면 잘 알아차릴 수가 없고, 때에 따라서는 그런 거짓과 교만이 오래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옳은 것을 드러내시고 정의를 심으시는 하느님께서는 그 모든 부정직한 것들을 물리치시고 이 땅위에서 반드시 필요한 진실과 정의와 사랑을 각 사람의 마음속에 심어주실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정직하지 못해서 내가 정직할 수 없다고 말한다면 이 세상에서 정직은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른 사 람이 저지르는 거짓을 통해서 순간적인 쾌락을 누릴 수 있는 것에 현혹되어 진실 을 포기하는 사람은 절제와 노력보다는 쉽고 즐거운 것만을 탐미하는 잘못을 범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러기에 우리 신앙인들은 스스로도 진실을 살아가기 위해서 노력할 뿐만 아니 라 순간의 쾌락만을 탐하는 얕은 생각이 일생을 망치게 될 위험을 스스로 경계하 면서 [좋은 열매를 맺을 삶], [하느님의 모습을 닮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 기 쁜 마음으로 노력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주님, 저희들의 부족을 어여삐 보시고 주님을 닮아 진실과 정의와 사랑의 생활을 하도록 이끄소서. 우리 주 그리스도를 통하여 비나이다. 아멘.
선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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