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누가 나의 가족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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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07-20 | 조회수3,369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연중 제16주간 화요일 <누가 나의 가족인가> 출애 14,21-15,1ㄱ; 마태 12,46-50
우리 사회는 혈연이나 지연, 혹은 학연 등으로 끈끈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 가
운데서도 혈연관계가 가장 돈독하게 생각됩니다. 거의 모든 대기업들이 가족과
친족들에 의해서 유지되고 계승되고 있으며, 아들딸들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
지 않고 뛰어드는 우리의 사회입니다. 한 마디로 집단적 이기주의가 팽배한 사회
이고, 이것은 발전과정이 순조롭지 못한 돌연변이식 산업 자본주의의 산물이라고
생각되어 집니다. 이러한 사회 환경에서는 나와 관계 있는 사람이면 안 되는 것
이 없고, 나와 무관한 사람이면 될 수 있는 것도 안 되는, 이른바 부정부패가 만
연하게 마련입니다. 새로운 정부가 구성될 때마다 과거 청산을 운운하며 이와 같
은 부정부패의 근절을 위한 구호를 내세우고 있지만 그 모든 것이 일회성에 그치
고 마는 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 깊숙이 뿌리 박힌 이와 같은 관행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오늘 예수님의 말씀은 이런 문화적 배경에 있는 우리들에게 사뭇 충격적입니
다. "선생님, 선생님의 어머님과 형제분들이 선생님을 찾으십니다." 라는 전갈에
예수님은 "누가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냐?" 라고 반문하십니다. 결국 "누가
내 가족이냐?"는 문제입니다. 문맥을 그대로 이해한다면 예수님의 이 말씀은 참
으로 불효 막심한 말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이 어머니와 그 형제들
을 무시하려는 것이 아니라 제자들을 가리키며 "바로 이 사람들이 내 어머니이며
내 형제들이다" 라는 말씀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야 할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이 될 때 예수님의 제자가 될 뿐 아니라 그분의
어머니가 되고 형제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은 인간이 갖는 혈연이나 지연이나 학연
을 뛰어넘어서, 정의롭고 진리인 것을 언제나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가짐을
만들어 줄 수가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때때로 부모와 형제로부터 멀어질지라도
진리와 정의 편에 서 있음으로써 참된 하느님의 아들딸들이 될 수 있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거울 삼아서 살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만 할 것입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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