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내 마음의 텃밭 가꾸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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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용상 | 작성일1999-07-23 | 조회수3,245 | 추천수10 | 반대(0) 신고 |
연중 제16주간 금요일 <내 마음의 텃밭 가꾸기> 예레 3,14-17; 마태 13,18-23
오늘 복음 속에는 하느님의 말씀을 어떤 자세로 듣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 되고
있다. 말을 들었지만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지혜가 따라주지 않는 사람일 것이
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쇠귀에 경읽기에 그쳐버린다면 이처럼 답답할 때가 없을
것이다. 또 마음속에 뿌리가 내리지 않아서 어려울 때에는 쉽게 모든 것을 포기
하고 마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의 일이 순탄하게 풀려나갈 때에는 아
무 문제도 없이 신앙생활을 계속하지만, 어려운 일이 생기면 이내 자신의 탓이라
기 보다는 하느님의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이 신앙생활을 하기 전에는 그렇지 않
았던 것이 신앙을 가지면서부터 뭔가 달라지기 시작했노라는 이상한 논리를 펴기
도 한다.
또 문제의 본질을 파고들기보다는 본질을 흐리는 마음 자세 때문에 핵심을 간
파할 수 있는 기회를 잃어버리는 사람이 여기에 해당된다. 그리고 가시덤불에 떨
어졌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걱정과 재물에 대한 유혹, 권력에 대한 동경 때문에
자기 앞길을 옳게 살필 수 없는 경우를 이야기한다. 이들에게 있어서 신앙은 하
나의 악세사리에 불과할 수도 있다.
신앙이 자신의 출세를 위해서 거추장스럽게 여겨진다면 그들은 과감하게 신앙
을 포기할 수도 있고,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서 종교를 바꾸기도 한다. 자기들이
갖고 있는 삶의 가치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최고의 진리라고 믿기 때문에 다른 아
무것도 자기들의 가치관을 채워주는 것 이외에는 방해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다.
이렇게 하느님의 말씀이라 할지라도 우리들 마음의 상태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우리들에게 있어서 더 이상 하느님의 말씀
일 수가 없을 것이다. 왜냐면 하느님의 말씀은 시작도 끝도 없이 우리들에게 있
어서 영원히 진리이신 말씀이기 때문이다. 같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상
태에 따라서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하고, 나아가 그 말씀의 해석이 사람에 따라
서 이리저리 바뀌게 된다면 우리 나라 속담에 아전인수라는 말이 꼭 들어맞을 것
이다.
IMF 한파 이전에는 근교에 땅을 조금 사서 유기농법으로 채소를 재배하는 가정
을 소개하는 기사를 여러 번 볼 수 있었다. 어떤 사람은 제법 많은 땅을 사들여
서 쌀 농사를 짓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리 농부의 꿈을 꾼다 하더라도 첫 해부터
좋은 수확이 얻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해를 거듭할수록 논
이며 밭을 일구는 재간도 생기고, 작물에 대한 이해도 커가면서 수확의 기쁨이
솔솔 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아마도 우리들이 직접 농사를 짓는 우리 마
음의 텃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밭이라고 해서 마음 내키는 대로만 한다면 수확을 보장받을 수 없겠지만,
2000년을 살아오는 동안 영성가들이 터득한 묵상과 기도의 방법들을 통해서 내
마음의 텃밭을 한 삽 한 삽 가꾸어 나가는 동안 우리들이 맺을 열매는 주님의 약 ] 속처럼 백 배 혹은 육십 배 혹은 삼십 배의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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