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태평농법]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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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07-24 | 조회수2,829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연중 제16주간 토요일 <태평농법> 출애 24,3-8; 마태 13,24-30
지난 월요일자 한겨레신문에는 "농사는 땅에 맡겨라" 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
습니다. 한마디로 설명한다면, 1970년대 이래로 과학 농법이라는 이름 아래 정책
적으로 권장되었던 농약과 비료의 사용으로 인해서 오히려 땅이 병들고, 수확도
줄어들고, 경제적인 손실도 많고, 결국 인간에게도 해로운 영농방법을 포기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대안으로 제시된 이른바 [태평농법]에 관한 기사였습니다.
[태평]이라는 말 그대로 이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이 영문 씨는 논에 있는 피
는 뽑을 생각도 않고, 농약이나 비료는 물론 사용하지 않고, 그래서 들일을 하는
날은 일년에 고작 몇 차례밖에 되지 않는, 말 그대로 태평한 사람이었습니다. 이
영문 씨가 농사짓는 방법은 이랬습니다.
가을에 벼를 거둘 때에는 밀과 보리를 동시에 파종하고, 봄에 밀과 보리를 거
둘 때 볍씨를 뿌렸습니다. 쟁기질도 하지 않았습니다. 흙을 부드럽게 해주기 위
해서 쟁기질을 하는 것이 오히려 흙을 딱딱하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씨의 논에서는 농약을 쓰지 않아도 풀이 많이 자라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밀
집들이 햇빛을 가려서 잡풀들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또 농약을
쓰지 않으니까 흙 속에는 거미, 개미, 무당벌레, 지렁이 등 온갖 벌레들이 득실
거렸고, 8월이면 그의 논은 거미줄 천국으로 변해버린답니다. 이 점에 대해서 이
씨는 이런 주장을 합니다. [이 벌레들이 살균제 구실을 하죠. 특히 무당벌레는
벼멸구의 천적이고요. 하지만 농약을 쓰면 익충은 모두 사라지고, 이듬해에는 더
욱 면역력이 강해진 해충들이 다시 등장합니다.] 사진으로 보여준 이 씨의 논은
농사를 짓지 않는 버려진 땅처럼 보였고,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는 다른 논은 훌
륭한 농부의 손길을 타는 좋은 땅처럼 보였는데, 수확 면에서도 오히려 이 씨의
영농방법이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어서 마을 사람들은 이 씨가 좋은 씨앗을 사용
하기 때문이라면서 그의 종자를 사다가 쓸 정도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오늘 복음을 통해서 군중들에게 하신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느님의
사람 농사 방법도 태평농법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밀과 가라지
가 함께 자라나지만 가라지를 굳이 뽑지 않고 내버려두는 것은 뭔가 다른 뜻이
있어서 일 겁니다. 가라지가 밀로 변화될 수는 없지만, 죄지은 사람은 회개를 통
해서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하느님의 밭에서
양분을 받으며 살아가는 우리들은 우리가 회개해서 선한 사람으로 변화되기를 기
다리시는 하느님의 마음을 빨리 알아차려야만 합니다. 추수 때를 알지 못하는 우
리들은 그 때가 오기 전에 좋은 결실을 맺는 밀로 변화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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