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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11일 독서 복음묵상
작성자조한구 쪽지 캡슐 작성일1999-08-02 조회수2,230 추천수1 반대(0) 신고
기쁜 소식. 밝은 세상

8월 11일 수요일 성녀 클라라 동정 기념일

독서묵상

모세는 드디어 야훼께서 인도하신 땅이 바라다 보이는 곳까지 왔습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사해로 흐르는 요르단강만 건너면 바로 약속의 땅인데요.

모세는 산봉우리에 올라 약속의 땅을 바라보았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40년이 걸렸고, 장년이던 모세는 이제 노인이 되었습니다.

모세는 산봉우리에서 약속의 땅을 둘러보았습니다.

강물이 흐르고, 푸른 평온이 넓게 펼쳐져 있었는데요.

야훼 하느님의 축복을 충만히 받고 있었습니다.

모세의 머리에는 에집트에서 메디안으로 도망치던 일,

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의 음성을 듣던 일,

에집트에서 파라오와의 대결,

에집트 생활을 잊지 못하여 항상 불평과 원망을 하던 어리석은 백성들을 이끌고, 광야를 40년 동안이나 헤매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습니다.

항상 함께 계시며 싸워주셨지만, 모세는 이제 야훼 하느님에게로 건너갈 때가 되었음을 느꼈습니다.

그는 모든 영도권을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넘겨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세는 눈의 아들 여호수아에게 그의 손을 얹어 축복해 주었지요.

야훼 하느님께서 맡기신 자신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답니다.

이제 야훼의 영은 여호수아에게 머물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는 일을 여호수아를 통해서 하실 겁니다.

모세가 지금까지 자신을 이끌어주시던 하느님을 그리워하면서 조용히 눈을 감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통곡을 하며 슬퍼했지요.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두고 한 임종이기에 더욱 애절하였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모세에 대한 이미지만은 사람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남아 있었지요.

모세와 같이 대담하고 너그러운 지도자,

모세와 같은 능력을 지닌 지도자는 다시는 보지 못할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을 정도이니까요.

우리도 지금까지 모세의 인품에 매료되어, 모세와 함께 걸었던 출애급과 40년의 광야 생활을 오늘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되었습니다.

영웅 모세의 이미지에 대한 여운이 오래 동안 우리 가슴에 살아 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복음묵상

오늘 복음을 통해서 우리들은 다음 두 가지 점을 묵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나는 신앙의 공동체에서도 항상 우리에게 잘못한 형제 자매들이 있다는 사실이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하는 행사마다 많은 사람들이 모였으면 하는 우리의 욕심입니다.

그런데 성서는 이에 대해서 뭐하고 말하고 있을까요?

먼저 잘못한 형제나 자매가 있으면 그 형제의 잘못을 지적해 주라고 말합니다.

만약 말을 듣지 않거든 다른 사람들을 더 데리고 가서 이야기를 해보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거든 교회에 알리고,

교회의 말조차 듣지 않거든, 그를 모르는 사람으로 대하라고 하지요.

이것은 마태오 공동체에서 해오던 관습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해도 유대인 관습이 짙게 베어 있으니까요.

이럴 경우 예수님은 뭐라고 말씀하셨을까요?

아마 예수님은 서로의 약점을 너그럽게 보아주고, 잘못한 형제 자매를 무조건 용서하라고 말씀하셨겠지요.

하느님께서 우리의 잘못에 너그러우시니, 우리 역시 다른 사람의 잘못에 너그러워지라고 말입니다.

다른 하나는 공동체의 모임에 많은 사람이 모이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물론 많은 사람이 모인다면 더 없이 좋겠지요.

하지만 모인 두세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생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두세 사람만 모여도,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계실테니까 말입니다.

일을 추진하다보면 많은 사람이 모였으면 하는 유혹에 빠지게 되고,

만일 적은 사람이 모이게 되면 낙담하기 쉬운 우리들 인 것 같은데요.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두세 사람이 모여도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이고,

예수님의 정신을 드러내는 따뜻한 분위기와 서로간의 가식 없는 사랑이 중요한 거 아닐까요?

단 두세 사람만 모여도 우리들은 예수님에게 깊은 사랑의 경의를 표할 수 있으니까요.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오늘은 우리 안에 숨어있는 딱딱한 마음과 거품을 생각해 봅니다.

저희들은 저희 눈의 대들보는 볼 줄 모르면서, 남의 눈에 티를 두고는 말이 많지요.

어쩜 저희들은 우리 자신의 입장에서만 문제를 보고 있기 때문에, 남의 행실에 대해서 딱딱하게 판단을 하고 단죄하는 것 같습니다.

예수님, 당신께서는 서로의 잘못을 용서하고,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지요.

예수님, 저희 안에 숨겨져 있는 딱딱한 마음을 없애 주시고,

서로 용서하는 너그러운 마음과 사랑의 마음을 박아 주십시오.

예수님, 저희들 마음에는 진실과 진정함보다는 과장과 허풍이라는 거품이 더 많이 차 있는 것 같습니다.

항상 진실을 더 과장하고 허풍으로 치장하지요.

예수님, 저희들이 진정성을 회복하고,

남의 시선이나 체면보다, 진실을 더 존중하고 사랑하는 진정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십시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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