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19주일] 사랑의 힘-최인호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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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서울대교구 | 작성일1999-08-06 | 조회수3,357 | 추천수1 | 반대(0) | |||
[서울주보 연중 19주일] 사랑의 힘 최인호 베드로/작가
이제는 다시 만나기 힘들다는 것을 두 사람은 잘 알고 있었습니다. "저 산의 눈이 녹고 꽃이 필 때쯤이면 다시 만날 수 있겠지요"라고 프란치스코가 대답하자마자 갑자기 눈이 녹고 산마다 꽃이 피었습니다.
기도하러 산에 올라가셨다가 풍랑에 시달리는제자들에게 물 위로 걸어서 오신 예수님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위해서는 단 한 번도 기적을 행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많은 환자를 고쳐주고 귀신을 몰아내고 심지어는 죽은 사람까지 살리셨지만 자신이 직접 기적의 주체가 된 적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한밤중에 역풍을 만나 파도가 치는 호수 위를 걸어오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매우 이례적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왜 물 위를 걸어오셨을까요. 제자들에게 초능력을 보여주기 위함이었을까요. 아닙니다. 예수님은 풍랑에 시달리는 제자들을 안심시키려 하신 것뿐입니다. 새벽 4시였으므로 배도 없었고 제자들에게 건너갈 다른 방도가 없었던 것입니다. 제자들이 탄 배로 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물 위를 걷는 기적뿐이었습니다.
클라라를 사랑하는 프란치스코의 마음이 한순간에 눈을 녹게 하고 꽃을 피우는 기적을 일으킨 것처럼 제자를 사랑하는 예수님의 마음이 물 위를 걷는 기적을 일으킨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물 위를 걸으신 기적은 바로 사랑의 힘이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주님을 사랑하기보다는 자신을 뽐내기 위해서 물 위를 걷는 기적을 흉내내다 물에 빠진 것입니다.
믿음은 사랑입니다. 사랑하십시오. 제자를 사랑하여 물 위를 달려오신 예수님처럼 사랑하고, 사랑하고, 또 사랑하십시오. 그리하면 눈덮인 산봉우리에서 갑자기 눈이 녹고 단숨에 꽃들은 피어나 그대와 나는 헤어지는 일 없이 주님의 사랑안에서 영원히 함께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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