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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8월18일 독서 복음묵상
작성자조한구 쪽지 캡슐 작성일1999-08-14 조회수2,972 추천수3 반대(0) 신고
기쁜 소식. 밝은 세상

8월 18일 연중 제20주간 수요일

독서묵상

이스라엘 백성들은 미디안족을 물리친 기드온에게 자신들의 왕이 되어 달라고 청하였지요.

이에 기드온은 야훼 하느님만이 이스라엘을 다스리실 분이라면서 그들의 청을 거절했답니다.

하지만 기드온에게는 70명의 자녀가 있었는데요.

기드온이 세겜에서 얻은 소실이 있었지요.

그 소실에게서 낳은 아들이 아비멜렉이었는데요.

아비멜렉은 세겜 사람들의 후원을 받아 건달들을 사서 자신의 친형제들 70여명을 한 바위 위에서 피 흘려 죽게 한 후, 왕이 되었답니다.

형제 중 용케 숨어 있다가 살아남은 막내아들 요담은 이 소식을 듣고,

아비멜렉을 왕으로 추대한 세겜의 어른들에게 예화를 들려줍니다.

올리브나무와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는 자기들의 임무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고,

자기들의 그릇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지요.

올리브 나무와 무화과나무와 포도나무는 자기들의 역할에 충실함으로서 하느님께 받은 사명을 다 하고 세상에 봉사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그들은 나무들이 왕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을 때 거절을 했답니다.

하지만 제멋대로 번져 다른 나무들의 성장을 방해하기만 하는 쓸모없는 가시나무는

왕이 되어 모든 나무들을 질식시켜 버릴 뿐만 아니라,

아름답고 울창한 숲마저 가시덤불로 황폐하게 뒤덮어버린다는 예화입니다.

물론 가시나무는 깡패와 건달들을 졸개로 삼아 스스로 왕이 된 아비멜렉을 상징합니다.

요담의 예언대로 아비멜렉은 세겜 사람들을 모두 죽여 버렸고,

자신도 비참한 죽음을 맞고 말았는데요.

그릇이 안되는 사람이 지도자가 되고, 정권을 잡는 방법이 잘못되었을 때 나라 전체는 얼마나 큰 폭력과 무질서에 휘말리게 되는지요.

그리고 비록 작은 그릇일지라도,

자신이라는 그릇의 용도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은 얼마나 복된 자인가를 생각하게 됩니다.

복음묵상

예수님은 오늘 하느님의 나라를 포도원 일꾼 비유를 들어서 설명해주십니다.

하지만 포도원 주인의 처사는 아무리 해도 우리 상식으로 납득하기가 힘이 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일상 생활에서 벌어지는 일과 정반대의 일이 일어나고 있었으니까요.

포도원 주인은 꼭 포도원에 일꾼이 필요해서 일꾼을 찾는 것은 아니 것 같습니다.

일을 찾지 못해서 빈둥거리고 있는 일꾼들을 자신의 포도원으로 불러들이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들의 대부분은 꼭 오늘 일을 해야 만이 자신에게 딸린 가족들의 하루 식량을 구할 수가 있었겠지요.

포도원 주인은 아침 일찍부터 일이 끝날 무렵인 오후 다섯 시까지 일꾼들을 불러모았습니다.

그리고 일이 끝난 다음 셈을 할 때, 정말 특이한 일이 벌어졌는데요.

포도원주인은 맨 늦게 온 사람부터 한 데나리온씩을 주었답니다.

물론 아침 일찍부터 일한 사람들은 혹시 자신들은 더 많은 품삯을 받게 될 것을 은근히 기대했었는데요.

포도원 주인은 아침 일찍 일한 사람에게도 오후 늦게 와서 일한 사람에게도 똑같은 품삯을 주었지요.

그것은 무슨 뜻일까요?

우리 인생의 궁국적인 목표는 하느님 나라로 표현되는 완전히 행복한 나라인데요.

하느님은 하느님 나라에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시고,

초대된 사람에게 똑같은 대우를 해주십니다.

사람들의 공과는 상관없이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하느님 나라는 이렇게 사람의 공과는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고,

사람들의 공에 비해 차고 넘치는 대접이 준비되어 있지요.

이것은 순전히 하느님의 넓은 마음과 자비 때문인데요.

혹시 스스로를 착하고 구원에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아침 일찍부터 일했던 일꾼들처럼 무한하신 하느님의 자비에 이렇게 불만을 터트리게 될지 모르지요.

"주님 저희들은 더 많은 일을 했으니 저들보다 더 많은 상을 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오늘도 함께 하소서

예수님,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서 보게 될 하느님의 자비는 얼마나 넓고 자애로우신지요!

하느님은 착한 사람이나 죄인이나 모든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를 열어 놓으셨고,

하느님 나라에 들어 온 사람에게는 누구에게나 똑같은 상급을 마련해 놓으시는데요.

그것은 사람이 그것에 합당한 공을 세웠기 때문이 아니라,

순전히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하심 때문이십니다.

하지만 예수님, 하느님의 자비에 비하면 우리 사람들은 얼마나 옹졸하고 치졸한 마음인지요.

하느님 앞에 우리 자신들은 모두 도토리 키재기와 같은 존재들이지만,

저희들은 저희들끼리 서로 엄청난 차이가 나는 걸로 평가하면서,

스스로를 높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침 일찍부터 일한 일꾼들처럼 하느님의 자비로운 처사가 못마땅하여 불평을 터뜨리게 될지도 모르지요.

예수님, 저희들도 좁고 답답한 마음을 벗어버리고,

하느님의 넓고 자애로운 마음을 닮게 하여 주십시오.

공과 능력에 따라 사람을 대우하기보다는

사람 그 자체로 사랑하게 하여 주십시오.

예수님, 당신께서 들려주시는 포도원 일꾼의 비유를 들으면서

잘난 사람, 못난 사람, 성한 사람, 불편한 사람 모든 사람들이 함박웃음을 웃으면서 서로 손을 잡고 하느님 나라로 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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