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당신의 길을 가셨다]
작성자박선환 쪽지 캡슐 작성일1999-08-29 조회수2,780 추천수8 반대(0) 신고

                                 연중 제22주간 월요일

                                 <당신의 길을 가셨다>

                              1데살 4,13-18; 루가 4,16-30

 

 언젠가 어린 시절에 들었던 말입니다만, 평소에 노환으로 고생하던 할머니 한 분이 계

 

셨답니다. 그런데 식구들이 모두 일을 나가서 혼자서 쾌쾌한 방을 지키고 있던 할머니는

 

집안이 온통 불길에 휩싸인 것을 알고는 사력을 다해서 집밖으로 뛰어나오게 되었습니

 

다. 멀리 들에서 일을 하던 아들 내외가 멀리 자기 집이 짙은 연기와 함께 불길에 휩싸

 

인 것을 보고는 서둘러서 집으로 뛰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금방이라도 돌아가실 것

 

같은 어머니께서 소중하게 아끼시던 무거운 다듬잇돌을 들고서 집밖으로 뛰쳐나오는 모

 

습을 보고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답니다. 죽을힘을 다해서 일하게 된다면 아무 것도 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설명하는 이야기였습니다.

 

 

 우리들은 너무나 자주 좌절의 아픔을 겪게 됩니다. 그 좌절의 이유도 참으로 다양하기

 

만 합니다.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지 못하는 현실이 못내 안타까워서 비관의 마음을 갖

 

기도 하고, 능력은 있지만 재력이 따르지 않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옳지 못한 방법

 

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가장 처절히 가라앉는 존재의 추락 속에서 사람들은 극심한 가치

 

의 혼란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잠적을 하는 사람들도 있고, 사기를 치

 

는 사람들도 있고, 외국으로 도피하는 사람도 있고, 차라리 세상을 등지는 사람마저도

 

생기고 있는 현실입니다.

 

 

 생명을 잃고 죽는 사람을 향해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하기 좋은 말로 죽을 마음을 가지

 

고 차라리 살려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혀를 내두르기도 합니다. 죽은 사람들은 그들 나

 

름대로 오죽하면 죽음의 길을 택하겠느냐는 마지막 하소연을 유언으로 남긴 채 세상에

 

마음의 빚마저 남겨둔 채 영영 오지 못할 길을 가기도 합니다.

 

 길! 우리들에겐 나름대로 가야할 길들이 있습니다. 그 길은 각자에게 다르게 열려 있

 

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자기의 길을 간다는 것만큼 뜻깊은 일도 없을 것입니

 

다. 자기의 길을 간다는 것은 뭔가 목표한 바를 이루고야 말겠다는 결연한 의지의 표현

 

일 것이고, 그 길을 가고 있는 만큼 가는 길에 대한 믿음인 동시에, 아름답게 살고 싶다

 

는 변하지 않는 순결의 상징일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두 변해가게 되지만 오직 한 분 변

 

하지 않는 분, 바로 하느님을 우리들은 알고 있습니다. 그분은 상황이 변한다고 해서 처

 

음에 세웠던 의지를 꺾는 일도 없으시고, 어려움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고 해서 돌아가는

 

일도 없으며, 여하한 반대에 부딪치더라도 끝까지 당신의 길을 가시는 의연하고 확고하

 

며 순결한 하느님이십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아무리 모질더라도 당신의 길을 가시는

 

의연함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우리들은 어떤 길을 가고 있습니까? 이정표를 제대로 바라

 

보면서 곁길로 새지 않는 순수의 길을 가고 있습니까?

 

 

 "오늘 너희가 들은 이 성서의 말씀이 지금 이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는 선포에 확신을

 

걸 듯,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반대하는 사람들 사이를 뚫고 결연한 마음으로 당신의 길을

 

가고 계십니다. 우리들도 주님을 따라서 우리들이 반드시 걸어가야만 하는 그 길을 순수

 

와 비장함을 가지고 나아갈 수 있도록 새로운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선환 생각^^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