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24주일 복음 묵상 -신뢰- | |||
---|---|---|---|---|
작성자신영미 | 작성일1999-09-11 | 조회수2,308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종은 왕의 자비를 믿지 않았다. 용서받았다고 믿지 않았으며 빚 탕진도 믿지 않았다. 엄청난 빚을 진 그만큼 갚아야 된다고 생각했고 그런 그에게 받을 돈이 있다는 것은 받아야 할 돈이 있다는 것은 악착같이 받아 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다. 자신이 착하게 굴고 자신이 약삭빠르게 굴지 않아 그런 빚을 지겠다고 믿고 있기에 그러니 그가 그렇게 철저하게 받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상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받지 않겠다고 말하는 왕이 의심스러워 보였을 것이며 옥에 갇혔을 때 그는 자신이 무자비해서 그렇게 잡혀간다고 믿지 않고 자신이 예상했던 대로 왕이 변덕을 부려 그렇게 되었고 조금 더 빨리 조금 더 악독하게 굴지 않은 것을 후회했을지 모른다. 이렇듯 하느님의 자비를 있는 그래도 받아 드리고 믿고 신뢰하지 않은 이에게는 하느님이 용서해 주신다는 복음이 하느님이 우리를 사랑해 주신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어리석은 소리이며 진실이 아니라 보여진다. 그래 바울로도 십자가의 신비는 이방인에게는 어리석은 일이요 유다인들에게는 비위가 뒤틀리는 일이라고 말하지 않는가? 하느님이 용서하지 않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 아니다. 우리가 못 믿고 우리가 신뢰하지 않아서이다. 종이 믿었다면 빚을 지었다는 사실조차 몰랐을 것이다. 아니 모든 것이 다 왕에게서 받은 것이기에 구지 갚을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며 감사하고 열심히 사는 것으로 갚을 뿐 아니라 자기에게 빚진 이들도 너그럽게 용서했을 것이다. 왜 자신이 받은 모든 것이 거져 받은 것인데 어떻게 다른 이에게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겠는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