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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우리가 용서하듯이]
작성자박선환 쪽지 캡슐 작성일1999-10-05 조회수2,500 추천수4 반대(0) 신고

                           연중 제27주간 수요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요나 4,1-11; 루가 11,1-4

 

 

 우리가 무슨 일을 해 나가는데 있어서 언제나 과정이라는 것이 뒤따르게 됩니

다. 그리고 과정 속에는 결정적으로 그 일을 해결해 나가게끔 해주는 어떤 절정

이 있습니다. 그 순간을 고비로 일이 해결되고 한시름을 놓게 되는 것이지요. 이

스라엘 사람들이 에집트를 탈출할 때 겪어야 했던 고비들이 많았지만 궁극적으로

노예살이와 자유인과의 사이를 결정짓는 사건이 있었다면 홍해를 건너는 사건이

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들은 주의 기도에서 이런 절정을 찾아보라고 한다면 [우리에게 잘

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를 용서하소서] 라는 구절입니다. [우리가 용

서하듯이] 라는 말은 하느님께서 하시는 것은 무엇이나 우리가 하는 것에 달려

있기 때문에 우리 자신의 손으로 구원하는 것을 뜻하며, 일상 생활에서 이는 매

우 중요하게 여겨야 할 점입니다. 만약 에집트 땅에서부터 약속된 땅으로 이동하

는 이들이 공포와 원한과 증오와 비탄을 품고 있었다면 그들은 약속된 땅의 노예

가 되었을 것입니다. 그들은 그 중간 과정에서마저 자유인이 되지 못했을 것입니

다.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도 용서받으며, 우리가 용서하지 않는 것은 우리도

매인다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는 하느님께서 용서하기를 원하시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용서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는 우리가 사랑의 신비에 꼬리표를 달

아 거절하는 것이 됩니다.

 

 

 용서함이란 매우 힘든 것입니다. 마음이 약해졌고 감정이 고요해진 순간에 용

서하는 것은 비교적 쉬운 일이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서로에게 잘못하는 것이 말과 행동을

통해서 이루어지듯이, 용서를 행하는 것 역시 말과 행동을 통해서 이루어지게 됩

니다. 용서하는 말이란 고조된 감정을 가라앉히는 지혜를 포괄합니다. 감정에 휩

싸인 채 말하고 행동하게 된다면 용서와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우리가 하느님께 용서받기 위해서 남을 용서해 준다면 그것은 소극적인 의미에

서의 용서가 됩니다. 처음에는 그런 것도 괜찮습니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으로는

하느님의 사랑으로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하느님께 용서받고 하느님께 사랑

받고 있듯이, 우리들도 그 사랑에 벅찬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용서하

는 그 깊은 마음에 감동되어 용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때 우리는 주님께 기꺼

이 기도 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에게 잘못한 이를 우리가 용서하듯이 우리

죄를 용서하소서.] 아멘.

 

 

선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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