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0월 14일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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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정훈 | 작성일1999-10-14 | 조회수2,222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아침에 일어나서 커피를 한잔 마시려고 성당 자판기에 돈을 넣습니다. 그런데 웬걸. 이 자판기가 돈만 먹고는 아무 반응이 없는 겁니다. 그래서 다시 300원(우리 성당 커피값 비싸기도 합니다)을 넣고 기다려도 아무 반응이 없고 그래서 어느 샌가 1,400원을 자판기의 입 속으로 밀어놓고 화가 나서 자판기를 탕탕 두드립니다. ’야! 내 돈 먹은 것 내 놔. 돈을 받았으면 커피라도 내 놓든지 아님 돈을 내 놓든지’. 그래도 아무 반응이 없습니다. 후에 자판기 담당 할아버지에게 꼭 받아야지 하는 다짐만 합니다. 나는 그래도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고 성당에도 평일미사에도 참례할 정도고 아침 저녁기도도 바치고 때때로 묵주기도도 5단씩 바치고 또 틈틈이 화살기도도 하고 성당 봉사 활동도 하는데 왜 하느님! 제겐 큰 축복은 못해주실망정 왜 이런 고통을 주십니까? 라고 탕탕 큰소리 칩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 예수님으로부터 숱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그들이지만 과연 그들이 우리보다 더 열심하지 않았던 사람들일까요? 저는 절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우리보다 더 열심하면 열심했지요. 그런데 이게 웬 일입니까? 하느님께 칭찬은커녕 꾸중만 잔뜩 듣구요. 열심히 노력해서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명하신 계명을 지켜야지. 암!, 하느님의 사랑의 계명을 하나라도 소홀할 수 있나? 하는 마음으로 계명을 지켜 나가다보니 어느 샌가 왜 하느님은 축복해주시지 않는가? 라고 서운해하고 섭섭하게 생각하고 하느님을 무슨 틀안에 넣어버리고 마는 이상한 마음. 율법을 지켜서 그 대가로 자신이 무슨 복을 받을 자격이 생겨난 것처럼 생각하는 그 마음이, 하느님이 주시는 구원과 기쁨과 행복의 삶은 하느님께 속한 것인데도 내 자신의 무슨 공로로 당연히 받는 것처럼 생각하는 그 마음이 예수님께로부터 실컷 혼이 난 겁니다.
우리는 하느님 대하고 신앙 생활할 때 혹시 자동판매기처럼 돈 내 놓지 않고 그냥 꿀꺽 하셨다고 탕탕 치고 있지는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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