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중 29주간 수요일 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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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10-19 | 조회수2,565 | 추천수6 | 반대(0) 신고 |
연중 제29주간 수요일 <항시 깨어 있고, 더 많이 사랑하기> 로마 6,19-23; 루가 12,39-48
우리들의 삶은 시험의 연속인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볼 때가 있습니다. 학창 시절에도 시험은 우리들을 참 많이도 괴롭혔던 것 가운데 하나입니다. 물론 친구들 가운데는 시험을 준비하고 시험 보는 것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지만, 그런 사람들은 백 명 가운데 한 사람쯤 있을까 말까 할 것입니다.
사제가 되기 위해서 신학교에 입학했을 때 매일 기도하고, 미사하고, 공부하고, 운동할 수 있는 그 곳 생활이 너무나도 황홀하게 여겨졌 습니다. 수업 시간도 중고생 때와는 달리 아주 널널한 짜임이 좋았습니다(참고로 신학교는 일반 대학보다 필수 과목 수가 훨씬 많습니다^^). 단 한 가지, 선배들을 비롯해서 모든 신학생들이 이구동성으로 주장하는 한 가지는 [시험만 없다면 신학교는 천국과 같은 것이다]는 것이었습니다. 농담 반, 진담 반이라지만, 농담 속에 뼈가 들어 있다는 건 다 아시겠죠?
그러나 어디 학교에서 치르게 되는 시험뿐이겠습니까? 우리들이 살아가는데는 끝없이 우리들의 능력과 양심을 시험하는 문제들이 여러 방면에서 출제되어 우리들에게 해답을 내놓기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오죽하면 예수님조차도 공생활을 시작하시기 전에 세 번씩이나 집요한 유혹을 받으셨습니다. 말씀의 지혜와 단호한 결단을 통해서 그 유혹들을 물리칠 수 있으셨지만, 주님께서는 우리들이 당할 수밖에 없는 세상의 유혹들을 인정하시고 유혹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곧 돌아가셔야 할 급박한 상황 속에서도 제자들에게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을 남겨 주셨습니다.
아울러 기도의 방법을 청하는 제자들에게 [유혹에 빠지지 않게] 기도해야 한다는 말씀도 들려 주셨습니다 그 만큼 우리들을 사로잡는 유혹이란 인간적인 기대와 바람을 채워줄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언제나 달콤하고, 매혹적이며, 맘속에 한껏 기대를 부풀게 하는 뭔가와 함께 우리들의 마음을 후리기 마련입니다.
어제 복음에 이어서 오늘도 주님께서는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항상 준비](루가 12,40)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뜻을 아는 우리들은 그 준비가 필요하고, 준비를 해야할 사람이 다름 아니라 바로 자기자신임을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세상에 오지 않으신 주님이신지라 좀더 있다가 준비를 시작하지]라든가, [알고는 있지만 몸과 마음이 움직여지지 않는다]며 자신의 능력 부족을 탓하는 사람들에게조차도 준비하지 않은 것에 대한 엄중한 문책이 이어질 것이라는 경고의 말씀을 아끼지 않으십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다른 일을 하다가 시험 날짜를 잊고 시험을 준비하지 않았거나, 알면서도 일부러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일찍부터 시험을 준비한 사람들이 받게 되는 똑같은 문제가 주어지고 그것을 통해서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듯이, 우리들을 찾아오시겠다고 약속하신 주님의 날은 이미 우리들에게 공지되어 있기에 [항상! 깨어 있어야 한다]는 주님의 말씀은 설득력이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생각지도 않은 날, 짐작도 못한 시간에] 찾아오실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선 아무래도 우리들의 성실성이 대단히 많이 요구됩니다. 더불어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도 더 많이 필요합니다.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은 것을 돌려주어야 하며, 많이 맡은 사람은 더 많은 것을 내놓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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