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0월 31일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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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정훈 | 작성일1999-10-31 | 조회수2,506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이제 솔직히 좀 지겨워집니다. 좋은 이야기도 한두번이지. 예수님도 그렇게나 바리사이나 율법학자들이 미우셨는지. 지난주간부터 내내 그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결코 미움은 아니셨나봅니다. 아마 더 잘 살기를. 마음으로부터 바라는 사랑이 그들에게 독설로, 채찍으로 다가갔겠거니 싶은 생각이 듭니다. 그래도 미래가 보이니 채찍도 들고 그러셨지 않겠습니까? 사랑과 미움이 동전의 양면처럼 늘 함께 갑니다. 행복한 가운데 불행의 그림자는 언제나 친구처럼 함께 있습니다. 오늘 말씀 참으로 겸손한 사람 되라는 말씀이시라고 알아듣습니다. 어떤 사람이 겸손해야 합니까? 교만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이 겸손해야 합니다. 교만한 사람은 늘 겸손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랑과 미움이 함께 가는 것처럼, 그렇게 겸손과 교만이 늘 함께 하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방심하면 교만의 그림자가 우리 안에 스며들어옵니다. 연기처럼 알지 못하는 사이에 겸손의 마음을 뒤덮고 어둡게 만드는 교만의 그림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늘 깨어있지 않으면 안됩니다. 국회위원되기 전에는 그렇게 겸손한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서 6개월만 지나면 눈을 씻고 찾아봐도 겸손의 그림자조차 찾기 힘듭니다. 아버지 어머니 된 사람이 자녀들 앞에서 아이가 태어날때의 그 마음은 잊어버리고 아버지 위에 군림하려고 합니다. 사제 된 사람이 서품 받을때의 엎드려 속으로 부터 다짐하던 그 마음이 어느새 사라지고 신자들위에 군림하려고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래봤자 똑같이 화장실 가야 하는 인간 처지에 불과합니다. 내가 남보다 나으면 얼마나 낫고 똑똑하면 얼마나 똑똑하고 잘나면 얼마나 잘났습니까? 하느님만이 아버지시고 참된 스승이시라는 말씀이 그렇습니다. 자녀 앞에서 내가 무슨 하느님인냥, 신자 앞에서 내가 무슨 모든 것을 쥔 하느님인양, 국민들 앞에서 내가 무슨 하느님인냥 그렇게 얼마나 자주 우리는 교만의 길로 빠져듭니까? 잊지 말자 6.25 뭐 그렇게 시작되던 구호가 있었습니다. 자주 기억하고 느끼고 생각하지 않으면 불행의 길에 들어서는 것은 참으로 시간문제에 불과합니다. 잠이 그렇게 부족했던 신학교 시절, 성당 의자에 앉아서도 바늘을 손에 쥐고 두 눈을 부릅뜨려했던 기억이 없다면 교만의 길은 이미 펼쳐져 있는 것에 다름아닙니다.
이제 예수님으로부터 밝은 이야기, 기쁨의 말씀을 들을 수 있도록 이번 한 주간이라도 겸손이라는 바늘로 밀려오는 교만을 이겨내야 하겠습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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