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아름다운 사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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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11-02 | 조회수2,850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연중 제31주간 수요일 <아름다운 사랑> 로마 13,8-10; 루가 14,25-33
바오로 사도는 사랑의 의무에 대해서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의무라고 한다면 해 당 단체나 집단의 구성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지켜야 할 기본 사항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사랑의 의무] 라는 표현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신앙인들이 반드시 [사랑 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신앙인들은 사랑을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 바오로는 사랑의 의무는 아무리 해도 다할 수 없는 의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랑에 끝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만약 사랑이 끝나 버린다면 그것은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한 4년 전쯤 어느 신문에 실린 칼럼 이야기입니다. 어느 고등학교 교사가 학생 들에게 손찌검을 했다고 해서 앙심을 품은 학생들이 그 선생님을 집단으로 폭행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때 선생님은 두 손으로 눈을 가리고 맞았다고 합니 다. 제자들이 선생님한테 폭행을 가할 때, 선생님이 눈을 가린 까닭은 무엇일까 요? 만약 그가 눈을 가리지 않고 얻어맞았더라면, 누가 그를 때리는지 그 얼굴을 똑똑히 보았을 것입니다. 선생님으로서는 자신이 가르쳐 온 제자들의 그러한 모 습을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었을 것입니다. 나중에야 선생님의 마음을 안 학생들 이 눈물을 흘리며 용서를 빌었다고 합니다. 이 칼럼을 쓴 사람은, 이 이야기가 비유나 상징을 위해 일부러 꾸며낸 것이 아니라, 우리 나라의 어느 학교에서 실 제로 있었던 일임을 밝히면서 끝을 맺었습니다. 과연 가슴 뭉클하고 눈시울이 뜨 거워져 오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와 비슷한 사랑 한 가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사랑이 바로 그것입니다. 예수님은 당신이 사랑하던 무리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십자가에 못 박히십니다. 그분은 피를 흘리며 죽어 가면서도 그 무리를 바라보며 기도하십니 다. "아버지, 저 사람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그들은 자기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습니다"(루가 23,24).
선생님의 일화와 예수님의 일화는 우리에게 중요한 의미를 던져 주고 있습니 다. 그것은 바로 용서와 끝없는 사랑입니다. 제자들에게 매를 맞으면서도, 혹은 자기가 사랑하던 이들로부터 배신당한 후 죽음에 임박한 순간에도 용서해 줄 수 있는 마음…. 지금 우리에게는 용서가 메말라 있습니다. 용서가 메말랐다는 것은 곧 사랑이 메말랐다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나’의 마음속에 ’너’를 품을 여유가 없는 우리들입니다. 하지만 용서가 없는 우리들이야말로 용서를 받아야 할 존재 들일 것입니다.
남을 용서한다는 것은 거룩한 일입니다. 용서는 사랑의 절정이기 때문입니다. 남을 용서하는 것은 하느님의 팔에 내 자신을 맡기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선 으로 악을 이기는 힘이 되기 때문입니다. 남에게 해로운 일을 하지 않는 것은 소 극적 사랑입니다. 상대방을 받아들이고 그를 위해서 나를 내어 줄 수 있는 사랑 은 사랑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버리신 예수님의 삶을 따르는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멘.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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