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1월 3일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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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정훈 | 작성일1999-11-03 | 조회수2,533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얼마 전쯤 일본작가 아사다 지로가 쓴 철도원이란 책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옛날의 화려함을 간직하던 시골 간이역의 한 역장을 주인공으로 삼은 이 책에서는 자신의 아이가 죽어 가는데도 자신의 자리를 떠나지 않고 지켜야만 했던 한 철도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려줍니다. 아이의 싸늘한 몸을 안고 마음에 상처를 그렇게 깊이 간직했던 이 철도원이 역이 폐쇄되는 날 아침에 손깃발을 손에 든 채 얼어죽음으로 막을 내립니다. 사랑이란 이렇게 언제나 나보다 남을 앞세우는 것입니다. 세상의 눈으로 보면 그렇게 무책임한 가장이 있을 수 없겠지만 그 무책임한 가장이 세상 안에서 사람들을 향해 펼쳐 보인 사랑이 마지막의 손깃발에 얼려 있었습니다. 그래서 사랑을 실천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아픔을 가져오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자신을 떠나는, 자신의 이익을 떠나는, 자신의 사랑을 떠나는, 그래서 마침내 자신을 떠나 온전히 하느님의 것이 되는 가슴아픈 사랑. 그것이 바로 사도 바오로가 의무라고 말하고 예수님께서 길을 함께 가시던 군중들을 돌아다보시면 하신 말씀이 그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스도인. 예수님 사랑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세상을 버려야 세상을 품을 수 있는 이 사랑의 삶을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이제 살아가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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