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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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선환 | 작성일1999-11-03 | 조회수3,205 | 추천수4 | 반대(0) 신고 |
연중 제31주간 목요일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로마 14,7-12; 루가 15,1-10
어떤 아이에게 할머니 한 분이 계셨습니다. 할머니는 항상 식사 준비를 도맡아 하 실 정도로 그릇을 만지는 것을 좋아하셨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할머니께서 아끼시 는 아주 예쁜 그릇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는 할머니께서 아끼시는 그 그릇들을 만져보고 싶어서 할머니를 졸라서 식탁 차리는 것을 도와드리곤 했었는데, 어느 날 올 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할머니가 안 계신 틈을 타서 채소가 담긴 그릇을 옮기 다가 접시가 손에서 미끄러져서 그만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던 것입니다. 아이는 언 젠가 무릎을 다쳤을 때보다 더 아픈 손가락은 아랑곳없이 소중한 그릇을 깨트린 자 신을 바라보실 할머니의 무서운 얼굴이 더 크게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 날 저녁 할머니께서는 자신의 실수를 고백하는 아이를 번쩍 들어올려 요람에 눕히신 다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얘야, 그 접시는 참 잘도 깨 뜨렸구나. 그렇지 않아도 나도 그 접시에 실증이 나던 참이었단다."
아이는 틀림없이 자신의 마음속에 할머니에 대한 소중한 기억을 간직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억은 잘못을 야단으로 끝내지 않고 오히려 따뜻한 사랑의 마 음으로 감싸주었던 할머니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었을 것이고요. 아이의 마음속에 자 신의 실수와 그 때문에 할머니께 대한 죄송한 마음도 있었겠지만, 그것보다는 오히 려 할머니의 크신 사랑을 두고두고 기억하며 감사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회개]와 회개하는 죄인에 대한 [용서]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전해주 고 있습니다. 먼저 자기 잘못에 대한 진정한 뉘우침이 있을 때라야 그에 대한 용서 도 가능하다는 사실인 것입니다.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을 죄라고 이야기한다면 어느 한 사람도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시편의 노래처럼 아마도 하느님께서 그 죄를 물으신다면 그 죄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때문에 하느님께서 "용서"를 마련하신 것은 우리를 위한 값진 선물이 아 닐 수 없습니다.
예의 그 아이는 접시를 볼 때마다 자신이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과 더불어 할머니의 사랑에 대한 소중한 기억들을 떠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회개와 용서의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 역시 우리들 잘못에 대한 반성과 아울러서 하느님 아버지의 사랑을 체험하며 감사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들도 같은 사랑을 담아서 진심으로 회개하고, 서로 용서할 수 있도록 변화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잘 들어 두어라. 이와 같이 죄인 하나가 회개하면 하느님의 천사들이 기뻐할 것이다. 아멘(루가 15,10).
선환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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