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1월 5일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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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정훈 | 작성일1999-11-05 | 조회수2,479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지금은 학생운동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지만 80년대의 대학생 운동에 헌신하던 사람들을 가만 생각해 봅니다. 가난한 집에서 아들의 출세만 바라던 부모님은 경찰서에서 출두요청을 받고 아들을 회유시키라는 권고와 반협박을 받던 그 시절에, 평생을 땅만 바라보던 그 아버님이 아들에게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야, 이놈아. 니가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기나 할 줄 아느냐? 니놈 인생만 금가는거야. 너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작정이냐? 내가 이런다고, 이런꼴 당하자고 니 놈 공부시키고 그렇게 뼈빠지게 일했냐?"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났습니다. 그때 운동하던 사람치고 제대로 입에 풀칠하고 사는 사람이 드물 정도입니다. 그 마음을 변치 말자고 낮은 곳에서 살자고 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가난하고 우리 눈으로 불행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독서 말씀에서 우리는 바오로 사도의 삶을 봅니다. 밤낮없이 복음전파에만 힘쓰고 있는 모습을 간접적으로 알게 됩니다. 그러면 자신의 삶은, 자신들의 가족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예수님한테 미쳐서 하던 일도 그만두고 가정을 돌볼 생각은 하지도 않고 바깥으로만 도는 남편을 보던 자식과 아내의 마음은 어땠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그럼에도 바오로 사도의 편지글들을 보면 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성인의 삶은 칭송하지만 막상 내 가족중의 누군가 그런 일을 한다면 아마도 도시락 싸들고 다니면 말릴 것이란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금 그 대학생들중에 당신의 지난 삶을 후회하느냐고 물어본다면 그들의 자존심을 상처내는 일이 될 것입니다. 그들의 피땀과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 이만큼 자유를 누리며 살아가는 우리 자신들이 해서는 안될 말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참된 그리스도인이었습니다. 바오로 사도의 불행했을것 같은 가정 때문에 바오로 사도의 삶을 우리가 판단할 수 있습니까? 복음을 전하는데 미친 사람이 없었더라면 어떻게 우리가 예수님을 알게 되었겠습니까? 세속의 자녀들은 세속의 걱정과 근심으로 살아가지만, 하느님의 자녀들은 세상의 이익을 구하지 않고, 자신을 돌보지 않고 하느님의 일만을 걱정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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