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11월 10일 복음묵상
작성자김정훈 쪽지 캡슐 작성일1999-11-10 조회수2,130 추천수4 반대(0) 신고

  우리들이 즐겨 사용하는 말 중에, "화장실 갈 때 마음 다르고 나올때 마음 다르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야말로 죽음에 처해서는 "하느님, 이번만 절 살려주시면 이제부터는 마음잡고 성당에도 나가고 다른 사람들 위해서 살겠습니다"약속해놓고는, 그래서 건강함을 되찾고는 다시금 일에 빠져버리고 자신이 했던 약속은 까마득히 잊어버리고 아둥바둥 사는 우리네 모습을 잘 드러낸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에 나오는 열명의 나병환자들 중 아홉명은 분명 이런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리고 대다수 우리네 삶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우와. 열명의 나병환자라니, 정말 흉칙하고 비참한 몰골이었음에 틀림없습니다. 아무도 그들 곁에 있으려 하지 않았을테고, 그러니 그들은 멀리서 정말 죽기살기로 땡고함을 지르며 "주님, 저희를 좀 살려주십시오. 다시는 죄 짓지 않고 열심히 살겠습니다" 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렇게 소리소리 쳐놓고는 보십시오. 그 중에 한 명, 그것도 이방인 한 명만이 건강함을 되찾고서는 주님께 감사드리러 왔습니다. 나머지 아홉명은 몸은 건강해졌을지 몰라도 영혼은 비참한 삶을 살아야만 했을 것이라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감사할 줄 모르는 삶의 모습은 오늘날 우리 가운데서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먼저 자기를 뽑아달라고 온갖 부드러운 말과 겸손된 모습으로 우리에게 조아리던 그들이 떡하니 국회의원 되고 난 후에는 전혀 백성에 대한 감사의 맘은 없고 서로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는 모습에서도 감사할 줄 아는 자의 모습은 눈 씻고 찾아볼래야 볼 수 없습니다.

  그리고 우리들 자신은 어떻습니까? 이 땅을 내가 만든 것도 아니요, 매일 아침에 해를 볼 수 있음도 내 능력이 아니요, 이렇게 숨을 쉬고 살 수 있는 것도 내 힘이 아닐진데, 마치 그것은 당연히 우리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리인양 감사할 줄 모르고 살아가고 있지 않습니까? 솔직히 말씀드리면 그 배은망덕한 국회의원과 우리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진정한 차이는 없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행복한 삶의 첫 걸음은 바오로 사도의 말씀처럼 매사에 감사함에 있습니다. 교황이 되어서도 주님과 백성에게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고 삶을 살아 지금 우리 시대에도 뛰어난 성인의 한 분으로 추앙받는 레오 교황의 축일인 오늘, 진심으로 내가 감사해야 할 것이 얼마나 많은지를 되새기며 살아가는 하루 되어야 하겠습니다.

  "몸이 깨끗해진 사람은 열 사람이 아니었느냐? 그런데 아홉은 어디갔느냐?"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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