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태일 십자가의 길, 5처 6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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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은정 | 작성일1999-11-12 | 조회수2,080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제5처 시몬이 우리 주 예수님의 십자가를 대신 지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던 재단사들과 그 밖에도 그들이 하는 일을 알고 있었던 수십 명의 노동자들이 달려왔다. 그들만은 이 죽음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알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2시 30분 명 그들은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데모를 벌이기 시작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 "누가 전태일을 죽였는가?" "우리도 사람이다. 16시간 노둥이 웬말이냐?"
●전태일, 너는 바보였다. 바보회의 회장이었으니 너는 바보였다. 쭈볏쭈볏 평화시장 복도 끝에서 너를 바라보고 먼발치서 바라보던 우리도 바보였다. 사람을 사랑한 너는 바보, 완벽한 사랑에 짓눌린 너는 바보.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6처 성녀 베로니카, 우리 주 예수님의 피흐르는 얼굴을 닦아 드리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평화시장의 여공생활 8년 만에 남는 것은 병과 노처녀 신세뿐이더라. 너만한 나이 때 어떤 수를 써서라도 일찌감치 평화시장을 빠져나가는 것이 현명한 일이야."
●너를 모욕하는 공장장. 그 모욕을 눈감고 풀빵을 삼키던 나는 열 세 살 시다였다. 손찌검도 당하고 잡심부름도 하던 내게 너는 바보처럼 그 모욕과 잡심부름을 대신 당했다. 부드러운 비단 손수건 한 장 갖고 있지 못한 나는 너에게 껄끄런 베수건 한 장으로 죽어가는 순간까지 너의 상처를 긁는다. 이제, 제발, 그대 잘가라.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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