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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태일 십자가의길 9처 10처
작성자정은정 쪽지 캡슐 작성일1999-11-12 조회수2,392 추천수2 반대(0) 신고

 

제9처 냉담과 배신의 죄로 우리 주 예수님, 세 번째 넘어지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전태일의 어머니는 추워서 떨고 있는 아들에게 치마를 벗어 덮어주고는 의사에게로 갔다. 의사의 말로는 1만 5천원 짜리 주사 두 대만 맞으면 우선 화기는 가시게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어머니는 훗날 집을 팔아서라도 갚을 터이니 그 주사를 맞게 해달라고 의사에게 매달리자 의사는 한동안 말이 없다가, 그러면 근로 감독관에게 가서 보증을 받아오라고 했다. 분신자살 소식을 듣고 노동청에서 급히 파견되었던 근로감독관 한 사람이 병원에서까지 전태일을 따라와 있었던 것이다.

어머니는 근로 감독관에게로 가서 보증을 서줄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그는 "내가 무엇 때문에 보증을 서요?"하고 퉁명스럽게 내뱉고는 도망치듯 그 자리를 피해버렸다.

 

●어머니 포기하세요.

열 여섯, 평화시장 재봉공장 시다로 나섰을 때, 제 월급이 1천 5백원 이었어요.

풀빵은 1원 이었고요.

일만 오천원, 어머니 그 돈은 제 목숨보다 비싼 돈이에요.

어머니 포기하세요.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제10처 우리 주 예수님, 발가벗겨 수치를 당하시다.

 

† 주님께서는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나이다.

◎ 예수 그리스도님, 경배하며 찬송하나이다.

 

"우산 하나 얼마니?" "예 35원입니다." "왜 35원이야, 전에는 30원 주고 샀는데."

"아니에요. 30원이면 본전도 안됩니다." "밑지기는 뭐가 밑져, 애들은 왜 곧 죽는 소리야?" 기분 잡치게......"

"아니 이거 헌 우산 아니야! 자루가 이게 뭐야. 곰팡기가 쓸고, 이거 헌 거로구나!" "아, 아닙니다.천만에요. 이건 분명히 제가 이제 금방 받아온 거야요." "변명은 말아! 너희들이 그런 지저분한 변명을 하니까 밤낮 그 모양 그 꼴이야, 이 거지 같은 자식아!"

그래요. 나는 태어날 때부터 거지예요. 댁에서는 태어날 때부터 그렇게 도도한 집안에서 태어났고요. 내내 도도하십시오......

 

●아침에 일어나 작업복도 다렸습니다. 아껴 두었던 검정 바바리코트도 입었습니다. 이 옷에 석유를 붓고 시너를 붓고 그리고 저의 스물 두 살 철없는 눈물도 함께 부었습니다.

누구나 마지막은 좋은 옷을 입는다는데 제 살점과 함께 작업복과 검정 버버리코트 벗겨져 나갑니다. 가난하기만 했던 내 스물 두 살과 함께 벗겨져 나갑니다.

 

◎어머니께 청하오니, 제 맘속에 주님 상처 깊이 새겨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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