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우리에게소중한오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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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노우진 | 작성일1999-11-26 | 조회수2,405 | 추천수5 | 반대(0) 신고 |
우리에게 소중한 오늘!
아주 먼 옛날에 새 시계를 조립하는데 사용되기를 기다리는
시계추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 시계추는 자기와 함께 일하게 될 큰 톱니바퀴들이 모두 다 닳아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려면 얼마나 오랜 세월이 지나야 하는가 계산해 보았습니다.
혼자 계산해보니 밤낮을 쉬지 않고 똑딱거리며 움직여야만 되겠는데
1분 동안에 수십 번을 똑닥거려야 하고 매시간 마다 그것의 60배를,
또 매시간 마다 움직이는 양의 24배를 매일 감당해야 하는데
그것도 1년 365일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소리를 내야하니 정말로 끔찍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힘든데 수백만 번씩이나 움직여야 하다니...."
불쌍한 시계추는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나는 절대로 그런 일을 하지 못할 거야."
그러자 시계 주인이 시계추에게 힘과 용기를 주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
그렇다면 네가 한번 움직일 때마다 똑딱 소리를 한번씩 내어줄 수 있겠니?"
"그럼요, 물론이죠." 시계추는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자 그러면 됐어! 네가 할 일은 그것이 전부야!" 시계 주인이 말했습니다.
그 후 시계추는 시계 속에 매달리어 한번 움직일 때마다 한번씩만 똑닥거리며 꾸준히 일을 했는데
지금까지도 아주 기쁘고 즐겁게 명랑한 소리를 내며 열심히 일하고 있답니다.
한 해가 아니 한 세기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지나온 시간의 소중함과 다가오는 시간에 대한 귀중함을 생각하는 시기입니다.
한달 정도가 지나면 맞이하게 될 2000년 대희년! 그날도 같은 해가 떠오르겠지요.
어제는 지나간 오늘이요, 내일은 다가올 오늘이라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우리네 인간들은 살 수 있는 것이 오늘 밖에 없나봅니다.
그래서 신앙인들인 우리는 영원한 오늘을 꿈꾸고 살아갑니다.
가끔 우리는 어리석게도 앞으로 일어날 일들에 대한 걱정에
오늘을 그르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요.
2000년 대희년을 맞이하게 위한 걱정과 준비도 중요하겠지만
오늘 나에게 주어지는 사랑의 실천 기회를 놓쳐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듭니다.
이런 의미에서 제가 좋아하는 시 한 편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슬픔이 기쁨에게>
정 호 승
나는 이제 너에게도 슬픔을 주겠다. 사랑보다 소중한 슬픔을 주겠다.
겨울밤 거리에서 귤 몇 개 놓고 살아온 추위와 떨고 있는 할머니에게
귤값을 깍으면서 기뻐하던 너를 위하여 나는 슬픔의 평등한 얼굴을 보여주겠다.
내가 어둠 속에서 너를 부를 때 단 한번도 평등하게 웃어주질 않은
가마니에 덮인 동사자가 다시 얼어죽을 때 가마니 한 장조차 덮어주지 않은
무관심한 너의 사랑을 위해 흘릴 줄 모르는 너의 눈물을 위해
나는 이제 너에게도 기다림을 주겠다. 이 세상에 내리던 함박눈을 멈추겠다.
보리밭에 내리던 봄눈들을 데리고 추워 떠는 사람들의 슬픔에게 다녀와서
눈 그친 눈길을 너와 함께 걷겠다. 슬픔의 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기다림의 슬픔까지 걸어가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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