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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8일 복음묵상
작성자김정훈 쪽지 캡슐 작성일1999-12-08 조회수3,122 추천수1 반대(0) 신고

오늘은 한국교회의 수호자이자 은총을 가득히 입으신 그래서 원죄에 물듦조차 없이 나신 마리아님의 잉태 축일입니다. 그런데 제가 오늘 같이 기쁜 날을 맞아 감히 여러분께 한말씀 여쭙고자 합니다. 세상에. 성모님도 인간인데. 성서 어디를 찾아보아도 성모님께서 원죄없이 나셨다는 말씀이 없는데다가, 교부들의 문헌들을 찾아봐도 감히 15세기 이전까지는 이런 이야기가 없습니다. 인간은 누구나 다 우리 최초의 조상이 아담과 하와가 지은 죄인 원죄의 사슬에 물들었다는 것이 정식교리인데, 원죄없는 잉태라뇨?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죠?

 

  이처럼 불신앙과 신앙의 차이는 아주 간단합니다. 자신에게 유리하고 합당한 것은 받아들이는데, 자신에게 불리하고 부당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받아들이지 않는 것, 그것은 신앙인의 삶의 자세가 아닙니다. 시험 잘 치게 해달라고 기도할때는 언제고, 아이들이 시험 못쳤다고 하느님께 원망하는 사람이 어디 신앙인입니까? 사업 잘되고 그래서 행복하게 잘 살때는 하느님께 감사하기 보다는 자신의 노력 덕분이라고 하다가, 갑자기 사업이 실패하고 건강이 상하면 하느님께 왜 이런 고통을 제게 허락하시느냐고 따지고 덤비는 이가 어떻게 하느님 신앙하는 이의 모습입니까?

 

  솔직히 성모님이 원죄없이 태어나셨다는 말씀을 들으면서, 아.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이 못하시는 것이 없으니 얼마나 우리에게 큰 기쁨인지를 생각하지 아니하는 것이 어떻게 신앙인의 자세입니까? 그야말로 처녀가 아기를 낳는 것이 사실 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 아닙니까? 인류의 조상은 하느님 말씀을 받아들이지 않고 하느님의 큰 힘을 생각지 못해 죽음에 이르렀지만, 하와의 후손인 성모 어머님은 부당하고 한없이 불리하기까지 한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구원을 불러오는 하느님 은총의 한없는 통로가 되십니다.

 

  성모님 무염시태 축일인 오늘, 우리는 참된 신앙인으로 자신에게 다가오는 온갖 부당하고 불리한 일들조차 기꺼이 받아들이는 성숙한 삶을 살아야 겠습니다.

 

"믿고 받아들이는 이에게만 비로소 구원의 기쁨이 생겨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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