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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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12월 9일 복음묵상
작성자김정훈 쪽지 캡슐 작성일1999-12-09 조회수1,865 추천수4 반대(0) 신고

  하느님 나라가 오시면 이제 율법을 통해서도 하느님을 만나지 않고서도 하느님께서 바로 우리의 힘이 되시며 도움이 되십니다. 요한도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하는 이 일뿐, 누구나 하느님의 말씀을 요한을 통해서 듣지 않아도 됩니다. 예수님께서 오셔서 우리에게 말씀해 주셨으니 이 하느님 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 오신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에도 우리는 하느님 말씀을 직접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 줄 아십니까? 하느님을, 하느님 말씀을 전하는 이들이 하느님을 왜곡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나라를 폭행하기 때문입니다. 더이상 하느님께 향한 다른 언로가 필요가 없는데도 우리는 하느님께 나아가기 위해서 또 무엇인가를 거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민주적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이 하늘의 별 따기 처럼 어려운 것처럼 말입니다. 청와대 비서진들이 대통령의 의중을 섣불리 판단하고 전하는 것처럼, 또 우리의 민원을 왜곡하여 첨삭하는 것처럼, 그 모든 것이 결국 대통령을 폭행하는 것인줄도 모르고 대통령을 돕는 활동이라 생각하는 것처럼.

  하느님은 그런 분이 아닐뿐더러 우리도 누구나 하느님을 바로 뵈옵고 청하며 살아갈 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을 거쳐야만 되는 삶이 아니라 바로 이르는 삶, 더 이상 백성은 우리가 가르치고 지도해야 하는 객체가 아닌 것을 많은 사제들이 알지 못합니다. 오직 한 분 하느님 만이 우리의 유일한 목자인 것을 사람들은 때때로 잊어버립니다. 그 망각이 폭력의 출발입니다. 들을 귀를 가지고도 이미 우리 가운데서 울려 퍼지는 하느님 말씀을 귀담아 듣지 못함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느님 나라에는 이제 더 이상 높은 자도 낮은 자도 없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고 평등의 노래가 울려 퍼지는, 더 이상 상처받지 않는, 참으로 하느님 한분만이 우리의 위로 되시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나라는 이미 우리 가운데 와 있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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