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대림 제2주간 금요일 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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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명연 | 작성일1999-12-09 | 조회수2,480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대림 제2주간 금요일
어떤 사람이 입구 넓은 병 속에 벼룩을 넣고 뚜껑을 닫아 높으면 벼룩을 훈련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즉, 병 속에 벼룩이 들어가고서 뚜껑을 닫으면 벼룩은 평소의 습관대로 뜁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병 뚜껑에 온 몸을 부딪히지요. 하지만 벼룩들이 계속 뚜껑에 부딪치다보면 더 이상 뚜껑에까지 닿을 정도로 밖에 뛰어오르지 못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었을 때는 뚜껑을 열어 놓아도 벼룩들은 뛰고는 있지만, 병 밖으로 뛰어나오지는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벼룩은 뛸 수 있는 한계에 자기 자신을 맞추었기 때문이지요. 즉, 일단 어느 일정한 높이에 벼룩들이 자신을 한정지으면, 그 높이 이상은 뛰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사람들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원한다고 우리들은 자주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들의 생활을 잘 보면 지금 이 상황에 안주하려고 할 때가 더 많습니다. 잘 살려고 노력해도 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하는 것이 우리들의 모습이지요.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을 내 안에 받아들이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의 모습을 통해서 나의 추한 모습이 드러나는 것은 더욱 더 싫기 때문에 그 사람을 거부하는 것이지요.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신들의 인생의 빛이 되어줄 스승, 즉 메시아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중 보통 사람과는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어떤 인물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낙타털 옷을 입고 광야에서 지내면서 사람들에게 회개하라고 외쳤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사람의 말에 동의를 하면서도 그대로 따르기란 쉽지가 않았지요. 그래서 그들은 말합니다. "이 사람은 미쳤다." 얼마 뒤에 또 어떤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이 사람 역시 보통 사람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병자도 치유해주고, 각종 기적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은 전에 인생의 빛이 되어줄 스승이라고 기대했던 세례자 요한과는 정반대의 삶을 삽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고, 사람들과 먹고 마셨습니다. 그리고 자신들이 경멸하는 세리, 죄인, 병자들이 다가오는 것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의 오랜 친구처럼 지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또 말합니다. "이 사람은 먹보요, 술주정뱅이이다." 누군가를 기다리고는 있지만, 실상은 그 누구도 받아들이지 않는 완고한 마음. 그래서 변화되지 않는 이스라엘 사람을 우리는 오늘 복음을 통해서 접할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들의 모습도 이런 것은 아닐까요? 받아들이든지, 받아들이지 않든지 그것은 내 외부의 상황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완고한 마음을 모두 떨쳐 버리고, 내 안에 받아들이려는 적극적인 마음이 있어야 우리는 변화될 수 있는 것입니다. 오늘 독서는 우리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만일 나의 명령을 마음에 두었더라면, 너의 평화는 강물처럼 넘쳐흐르고, 너의 정의는 바다 물결처럼 넘실거렸으리라." 평화와 정의가 넘쳐흐르는 세상을 원한다면, 남이 그리고 세상이 변하기보다는 내 자신이 먼저 변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주님의 말씀을 내 가슴속에 새겨 넣을 때야만 가능합니다. 주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마음, 그 마음이 바로 2000년 대희년을 준비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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