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회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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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종연 | 작성일1999-12-14 | 조회수2,374 | 추천수3 | 반대(0) 신고 |
오늘 판공성사표를 받았다. 매해 느끼는 것이지만 판공성사때 고백할 내용들을 적다보면 왜 지난번과 별 다를 것이 없는지 모르겠다. 매번 같은 죄를 짓는다. 그것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 생각이 든다.
그 옛날 아담과 하와가 에덴 동산에 살았을때 그들이 지켜야 되는 규율은 단 한가지였다. 단지 선악과를 먹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너무나 많은 죄를 짓는 나로서는 그 단 한가지만 지키면 되었던 그때가 편해 보이지 않을 수가 없다.
신약에 와선 해서는 안되는 것은 여전히 많지만 단 한가지만 하면 된다고 말씀하신다. 그것은 사랑하라는 것.
진정한 회개는 단지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목록을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뉘우치고 또 스스로를 용서해야 한다. 내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면 남도 용서가 안되고 내 자신을 용서하는 과정에서 나의 허물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것으로 채울 수가 있는 것이다. 예수님의 사랑으로 채우는 것이다.
"맏아들은 처음에는 싫다고 하였지만 나중에 뉘우치고 일하러 갔다."
지금의 내가 어떤 상태이든 사실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앞으로 내가 어떻게 변할 것인가가 더 중요하다. 여지껏은 싫었을지도 모른다. 하느님을 위해 무언가를 희생한다는 것이. 애써 피했는지도 모른다. 하느님의 십자가를... 나의 십자가를... 아직은 내 자신을 죽이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늘 마음에 걸렸었을지라도. 그렇게 망가져가는 내 모습에 실망했을거다. 하지만 굳건한 신앙 역시 내 의지나 선행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하심으로만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느님 앞에서 때를 벗는 것 자체도 나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걱정, 노력마저 다 하느님 뜻임을 우선 알아야 한다.
진정한 회개는 내가 얼마나 힘없는 존재임을 인정하는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오로지 성령만이 나를 구하실 분임을 인정해야 한다. 나는 점점 작아져야 하고 그분은 점점 커져야 한다는 요한의 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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