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12월 14일 복음묵상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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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정훈 | 작성일1999-12-14 | 조회수2,342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어렸을 적에 저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바다밑을 관통하는 해저터널이 있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그 굴을 지나면 위로 나 있는 다리를 멀게 돌아가지 않고도 쉽고도 빠르게 또 어떤 때는 안전하게 건너편까지 이를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해저터널은 언제나 어두침침하였고-아마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서 인것 같습니다- 그 때문에 혼자서 터널 속으로 들어간다는게 여간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어쨋든 매일 그 터널을 지나야 학교에 5분이라도 일찍 도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곤 있었습니다. 하늘의 날씨는 참 변덕스럽다는 것을 바다에 가면 알 수 있습니다. 금새 좋았던 날씨라곤 어디에 갔는지 배를 타고 있는 그 짧은 시간에도 파도가 일어서곤 합니다. 우리 인생에도 어려움이 그 파도처럼 갑자기 밀려오곤 한다는 것을 압니다. 그 인생의 파도를 하나 넘을때마다 우리를 철이 든다고 합니다. 하느님을 따르는 그리스도인들은 비종교인들보다 훨씬 어려운 삶을 삽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의 인생에 더 많은 파도를 만드는 것이 주님이라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렇지만 그 더 많은 인생의 파도를 넘어야 하는 삶이 바로 하느님께 더 가까이 더 깊이 더 안전하게 나아가는 것입니다. 오늘은 십자가의 성 요한 사제 축일입니다. 하느님 안에 이르러 자신이 없어져 완전한 무아의 경지에 이르기 위해 항상, 그리고 먼저 무의 어둠의 터널, 자신을 잃고 자신의 의지와 욕구를 상실해야 하는 어둔 밤을 지나가야 함을 말했던 이가 십자가의 요한입니다. 그 어둠이 십자가래도 좋고 갑작스런 파도래도 좋습니다. 다만 저는 알고 있습니다. 목적지가 가까울 수록 그 어둠은 더 짙고 더 짙은 어둠 속에서 더 목적지가 가까운 것을 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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