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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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주일미사에 빠지면 대죄인가?(2)
작성자황인찬 쪽지 캡슐 작성일2000-03-11 조회수3,185 추천수8 반대(0) 신고

안녕하십니까? 부시맨 신부입니다.

 

주일미사에 대한 소고를 정성스럽게 읽어주시고 반대 의견을 보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저의 글이 여러분의 신앙생활에 걸림돌이 되었다면 진심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농촌지역의 특성을 보편화시켰다는 생각이 들어서 많은 분들에게 혼란을 자아내게 한 듯 합니다. 하지만 저는 교회의 성직자로서 고심하면서 게시판에 조심스럽게 올렸던 것입니다. 저희 본당 신자들도 반대하는 의견을 전해오곤 합니다. 그러면서도 여러분들과 함께 토론하고자 한 것은 너무 율법주의적인 신앙생활에 대해서 벗어나서 근본적인 의미를 되찾고자 함이었습니다.

 

주일이 주는 유익함이란 성서나 교회의 가르침을 일부러 언급하지 않더라도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우선 영성적으로 주일은 글자 그대로 주님의 날입니다. 일주일동안 자신과 가족 혹은 사업을 위해서 하느님을 잊고 살았다면 주일 하루만이라도 신자들이 하느님의 백성임을 확인할 수 있는 날이지요. 그러니까 단순히 휴일의 의미를 뛰어 넘어서 우리 모두가 하느님으로부터 왔으며 다시 하느님께로 돌아가야 하는 인생임을 거듭해서 기억하게 해줍니다.

 

또한 주일은 인간적으로 우리의 육체를 위해서 참으로 유익한 날이지요. 인간이 몸과 영혼으로 구성되어있다면 이 두 가지가 다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원론적인 교육을 받아서 육체는 중요하지 않고 영혼만 구원받으면 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인적인 구원이야 말로 참된 구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육체를 건강하게 보존할 때 건강한 영혼이 그 안에 깃들어 사는 것입니다. 인간의 육체는 휴식을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정신적인 휴식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주일은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휴일로서 자리잡아 가고, 심지어는 요새는 주 5일 근무제도 고려되고 있다고 하는 것은 바로 육체적인 휴식 뿐 아니라 정신적인 휴식이야 말로 중요하다는 증거이지요. 저희 사제들은 본당에서 육체적으로 힘든 일은 하지 않습니다. 신자들은 편하게 산다고 할지 모르지만, 사제관에서 있는 동안은 24시간 근무중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말 쉬고 싶다면 본당을 떠나서 장소를 달리해야만 진정한 의미에서 휴식을 할 수 있습니다. 왜 월요일이 되면 많은 본당신부들이 본당을 비워놓는지 아셨을 것입니다. 그러니 누구든지 쉬지 않고 산다는 것은 불가능함으로 주일날에는 모든 일을 떠나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는 것은 인간적인 삶을 회복시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제시하고 싶은 것은 우리들은 앞에서 언급한 주일의 참된 의미는 상실한 채 주일미사에 빠졌느냐 참석했느냐만을 기준으로 자신의 신앙생활을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일주일은 총 168시간입니다. 그런데 주일미사에 참석하는 시간은 단 1시간에 불과합니다. 주일 하루를 하느님의 백성답게 말씀을 묵상하고 평소에 돌아보지 못한 어려운 이웃에게 관심을 보이는 신자로서의 삶은 외면한채 주일미사에 참석했다는 것만을 기준으로 대죄냐 아니랴를 판단한다는 것은 새로운 바리사이파적인 발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주일미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닙니다. 주일미사는 평일미사와 달리 하느님 백성이 함께 모여 공적으로 드리는 예배입니다. 각자 일터에 기도하며 일하던 신자들이 주님의 부활한 날인 주일에 함께 모여서 하느님을 찬미하고 정성껏 예물을 봉헌함으로써 전인류를 위해 돌아가신 그리스도의 희생제사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하느님 백성이라는 신원을 확인하는 중요한 성사이지요. 때문에 미사참예는 자신의 구원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미사에 참석하지 못한 교우들과 비신자 등 전인류를 위한 사제직의 사명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또  더 나아가서 미사성제를 통해서 받은 은총을 주님의 말씀에 따라 온 세상에 전하는 사명을 재차 확인하고 세상 속으로 파견되게 됩니다.

 

따라서 주일 미사에 참석하는 것만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주일의 참된 의미에 대해서는 올바로 가르치지 못하여 많은 이들이 신앙이 생활 속에서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을 말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주일미사에 참석할 수 있는 사람은 참석하지 못한 사람의 마음을 헤아릴 수 없습니다. 시대적으로 많은 분업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때, 자신은 주일미사에 참석해서 스스로 위안을 얻었는지 모르지만, 여러 가지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많은 불쌍한 영혼들을 과연 대죄인으로 분리시키고, 고백성사를 보지 않으면 영성체를 할 수 없다고 계속 가르쳤을 때 영원히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가도록 단죄하는 것이 아닐까요?

 

☞ 계속해서 주일미사 참여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싶은 분들은 게시판을 이용해 주세요. 감사합니다. 부시맨 신부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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