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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말보다 실천을!(사순 2주 화)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3-22 조회수2,738 추천수4 반대(0) 신고

2000, 3, 21  사순 제2주간 화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23,1-12 (위선자에 대한 책망)

 

그 때에 예수께서 군중과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다.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모세의 자리에 이어 율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니 그들이 말하는 것은 다 실행하고 지켜라. 그러나 그들의 행실은 본받지 말아라. 그들은 말만 하고 실행하지는 않는다. 그들은 무거운 짐을 꾸려 남의 어깨에 메워 주고 자기들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이 하는 일은 모두 남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이마나 팔에 성구 넣는 갑을 크게 만들어 매달고 다니며 옷단에는 기다란 술을 달고 다닌다. 그리고 잔치에 가면 맨 윗자리에 앉으려고 하고 회당에서는 제일 높은 자리를 찾으며 길에 나서면 인사받기를 좋아하고 사람들이 스승이라 불러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너희는 스승 소리를 듣지 말아라. 너희의 스승은 오직 한 분뿐이고 너희는 모두 형제들이다. 또 이 세상 누구를 보고도 아버지라 부르지 말아라. 너희의 아버지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 한 분뿐이시다. 또 너희는 지도자라는 말도 듣지 말아라. 너희의 지도자는 그리스도 한 분뿐이시다.

너희 중에 으뜸가는 사람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

 

<묵상>

 

사람들은 말(문자, 수화를 포함한 언어)를 통해 관계를 맺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람들에게 있어 말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어느 한 분야에 있어서 어느 정도의 경험이나 지식이 있으면 그 분야에서만큼은 여러 가지 말로서 상대방을 설득하고 지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은 적어도 특정부분에서만큼은 권위자로써 상대방을 자신의 영향력 안에 묶어둘 수 있습니다. 많이 배우지는 않았지만 세례를 받고 교회 생활을 한 지 오래된 사람이, 아무리 많이 배웠다 해도 교회에 처음 나온 예비 신자들에게 적어도 교리나 신앙 생활에 대해서 가르침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이를 잘 입증합니다.

그렇지만 말은 자칫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신을 현혹시킬 수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진실, 옳고 그름은 말 자체보다 그 말을 뒷받침하는 삶에 달려 있습니다. 말의 신빙성은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삶에 있는 것입니다.

말이 단지 자신을 과시하기 위한 수단이요, 다른 이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도구라면 빈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그 말이 아무리 옳고 참된 것이라 해도 결코 아무런 힘도 지닐 수 없는 것이다. 그러기에 삶, 실천이 가장 설득력이 있는 힘이 있는 말이 됩니다. 겸손한 사람, 결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의 작은 행동 하나가 가장 힘있는 말로 다가오는 것을 우리는 크고 작은 체험을 통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수한 말들을 주고받으면서 서로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행동보다는 말을 앞세우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러기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자신의 일에 충실한 것이 무능해 보이고, 어리석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참된 신앙인은 이러한 현실을 거슬러 오직 그리스도 한 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그리스도를 따라 조용히 삶의 여정을 걸어가면서, 삶으로써 자신이 믿는 바를 증명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참된 신앙인은 자신의 말이나 가장된 행동으로 자신을 높이지 않고, 가장 낮은 자의 모습을 지니셨던 예수님을 본받아 자신을 낮추고 다른 이들을 섬김으로써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온 세상에 증거하는 사람일 것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가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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