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가지에 열매가 맺힌다(부활 5주 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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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0-05-24 | 조회수2,051 | 추천수7 | 반대(0) 신고 |
2000, 5, 24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요한 15,1-8 (나는 참 포도나무)
그 때에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다. 나에게 붙어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가지는 아버지께서 모조리 쳐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많은 열매를 맺도록 잘 가꾸신다.
너희는 내 교훈을 받아 이미 잘 가꾸어진 가지들이다. 너희는 나를 떠나지 마라. 나도 너희를 떠나지 않겠다. 포도나무에 붙어 있지 않는 가지가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처럼 너희도 나에게 붙어 있지 않으면 열매를 맺지 못할 것이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다. 누구든지 나에게서 떠나지 않고 내가 그와 함께 있으면 그는 많은 열매를 맺는다.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나를 떠난 사람은 잘려 나간 가지처럼 밖에 버려져 말라 버린다. 그러면 사람들이 이런 가지를 모아다가 불에 던져 태워 버린다.
너희가 나를 떠나지 않고 또 내 말을 간직해 둔다면 무슨 소원이든지 구하는 대로 다 이루어질 것이다. 너희가 많은 열매를 맺고 참으로 나의 제자가 되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묵상> 포도나무가 있습니다. 이 포도나무에는 무수히 많은 가지가 있습니다. 이 가지에 탐스런 포도송이가 달립니다. 포도나무 둥치에 포도송이가 달리는 것이 아니라, 포도나무 둥치에 붙어 있는 가지에 포도송이가 열리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포도나무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이라는 포도나무에 붙어 있는 가지들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가지인 우리를 통해서 열매를 맺으십니다. 당신 혼자 모든 것을 이루지 않으시고 부족한 우리를 통해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입니다. 보잘 것 없는 우리를 당신의 열매를 맺는 고귀한 도구로 초대하시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보잘 것 없는 우리가 잘 가꾸어진 가지라고 말씀하십니다. 열매 맺기에 충분하다는 뜻이겠지요.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자기 자신의 무능함과 무기력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좌절하고 자신에게 맡겨진 사명을 포기하곤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십니다. 그리고 당신께서 우리를 먼저 저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니, 우리도 예수님을 떠나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를 포기하지 않으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봅니다. 바로 이 사랑을 먹고 우리는 살아갑니다. 이 사랑에 힘입어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 사랑이 바로 우리가 맺어야 할 예수님의 열매입니다. 이 사랑이 우리가 예수님의 제자라는 것을 드러낼 것입니다. 이 사랑 때문에 모든 이들은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 영광을 드릴 수 있는 것입니다.
포도나무의 비유는 우리에 대한 예수님의 믿음을 보여줍니다. 우리에게 실망하지 않고, 우리를 포기하지 않는 예수님의 마음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포도나무의 비유는 우리에게 희망을 줍니다. 부족한 우리에게 힘과 용기를 주시는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포도나무의 비유는 우리에게 참된 삶의 길을 알려줍니다. 우리에 대한 예수님의 믿음에 응답하는 삶, 희망을 실현하는 삶, 예수님께서 이 세상 안에서 일구어 내고자 하시는 열매를 맺도록 자신을 맡기는 삶에 대해서 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이제 주님의 사람으로서 기쁨과 희망이 되어, 슬픔과 번뇌에 쌓인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기쁨과 희망, 슬픔과 번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현대 세계의 사목 헌장]에서 맨 처음에 나오는 단어들입니다. 라틴어로 이 문헌을 Gaudium et Spes(기쁨과 희망)라고 표기하는 것도 이런 까닭입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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