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구하여라 받을 것이다 기쁨에 넘칠 것이다.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00-06-03 조회수2,463 추천수9 반대(0) 신고

나는 때때로 나의 신앙이 참된 그리스도교적인 신앙이라기 보다 일종의

기복 신앙으로 흘러가는것을 느낄때가 있다. 나만 그런것이 아니라

우리 전통적인 민속 신앙이 기복신앙이었기에 그런 영향도 있다고 들었다.

하지만 그 정성으로 따지자면 옛날 사극에서 새벽에 정수물 떠놓고 드리던

여느 아낙네에 미치지도 못한다.

이런 기복신앙도 하늘을 움직여 들어주실지도 모른다.

하지만 참신앙과 달리 원하는 바를 얻는다고 해서 영원히 행복하지는 못한다.

다시금 목이 마른다.

어제 그제 나는 하느님께 원하는 바를 들어달라고 새벽미사를 다녀왔었다.

혹시나 이런 나를 보고 주님께서 마음을 돌려 내가 원하는바를 들어주실까해서.

물론 신앙은 억지를 부려서 될일이 아니지만 또 주님은 어린이와 같은 마음을

가지라 하시지 않았나 싶어 떼쓰다시피 그러기로 한 것이다.

동기가 불순하다 싶으면서도 그렇게 이틀 나가보았다.

특히 새벽잠이 많은 나로서는 참 큰 결심을 한 것이다.

얻고 싶은것에 대한 열망이 나를 그 아침에 깨운것이다.

이런 무대포식 신앙, 기복적인 신앙이 위험하기도 하다. 더욱 큰 함정에 빠져

실족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난 베짱을 부렸다. 나의 정성을 봐서라도 들어주시겠지. 정 안 들어주시면

내 마음을 돌려주시겠지. 둘중의 하나는 꼭 들어주실것 아닌가 하고.

그런데 이틀도 못가서 나는 포기라면 포기요 순종이라면 순종인 그런 마음이 들었다.

글쎄 그냥 편해지더라.

묘하게 새벽미사 나가던 첫날 신부님 강론 말씀이 어떤 부자가 세상에서 제일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큰 돈을 주겠다는 광고를 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왔다. 가족때문에 자신의 일때문에 혹은 학문 때문에 자신이

제일 만족스런 사람이라며. 하지만 그 부자는 그렇게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사람이 무엇 때문에 자신한테 돈을 받으러 왔냐며 누구에게도 돈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 이 세상에 모든것을 다 가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오히려 모든것을 다 버렸던 예수님이나 그 제자들은 어떤 역경에도 늘 기뻐하는

삶을 살지 않았던가.

주님께 시위를 하는 식으로 다닌 그 두 번의 새벽미사를 통해 주님은 내 갈증을

풀어주셨다. 내가 원하는 바 그것 이상을 채워주신 것이다.

이런 철없는 나를 다시금 도닥거려주시고 어루만져 주셨다.

구하면 받을것이요 기쁨에 넘칠것이라는 예수님의 그 말씀, 내가 아무리 기복신앙

처럼 유치하게 굴어도 적어도 주님을 외면하지 않고 그분께 매달렸기 때문에

깨우쳐 주셨던 것 같다.

그런 채움을 얻고 곧바로 오늘 새벽미사를 가지 않은 나를 보면서 과연 이 기쁨을

얼마나 간직할지는 의문이지만 나사와 같은 신앙이라고 이런 가운데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주님께 더 가까이 갈 것이라는 확신을 가져본다.

나는 지금 새로이 주님께 감사와 순종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이라는 세가지 보석을

달라는 중이다.

이번에는 마음껏 떼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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