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미사

우리들의 묵상/체험

제목 이웃사촌
작성자김종연 쪽지 캡슐 작성일2000-06-15 조회수2,332 추천수7 반대(0) 신고

속담에 이웃이 먼 친척보다 낫다는 말이 있다.

아직도 시골가면 인심이 좋다고 그렇게들 서로 챙기고 또 나그네한테도

후한 대접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서울, 그것도 아파트에 사는 나로서는 그말이 생소하다.

누구를 탓하기 앞서 나부터 봐도 내 이웃이 누군지 잘 모른다.

바로 옆집 아니면 얼굴도 모른다.

결혼초에는 회사를 계속 다녀서 반상회를 나가지 못해서 더욱 그렇다.

며칠전 일이었다.

둘째를 가지니 돌솥비빔밥이 너무 먹고 싶어서 한그릇 시켰는데 글쎄 돈이

없는 것이었다. 옆집 가서 사천원 정도 빌릴수도 있겠건만 그동안 왕래도

없어서 멋적어 은행까지 갔다왔다. 근데 그새 밥이 와서 나중에 음식점에서

한소릴 들은 적이 있다.

예전에 나는 남한테 손해끼치지 말고 살면 그만이다 싶었는데 그게 아닌것

같다. 나도 손내밀 수 있고 나도 상대를 도와줄 수 있는 그런 정이 오가는

것이 정말 사람 사는 맛이 나지 않겠나 싶다.

너한테 빚지지 않으니 너도 나한테 손내밀지 말라는 식은 정말 너무 메마르다.

근데 그리스도인이라면서 나 역시 그렇게 살고 있었다.

성당안에서는 모르는 사이라도 금방 웃으며 아는척을 할 수 있는데 성당 밖으로만

나오면 그게 왜그렇게 어색한지...

오늘 주님의 말씀처럼 살인만 하지 않고 살면 다는 아니다.

이웃과 잘 지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하시지 않았는가.

이웃과 화해할 일도 없이 그렇게 메마르게 지내던 나한테 ’너야말로 정말 소중한

걸 놓치고 사는거 아니냐?’하시는 것 같아 뜨금하다.

사랑에는 용기가 필요한 법! 어색하다고 피하지만 말고 안되는 솜씨로나마 먹을

것 좀 만들어서 한번 이웃에 놀러가보는 것이 어떨까...

주님 말씀 실천하기란 정말 다양각색할 수도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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