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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을 안다. 어떻게?(연중 15주 수)
작성자상지종 쪽지 캡슐 작성일2000-07-19 조회수2,790 추천수14 반대(0) 신고

2000, 7, 19  연중 제15주간 수요일 복음 묵상

 

 

마태오 11,25-27 (그렇습니다. 아버지!)

 

그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인이신 아버지, 안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아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아버지께서는 모든 것을 저에게 맡겨 주셨습니다. 아버지밖에는 아들을 아는 이가 없고 아들과 또 그가 아버지를 계시하려고 택한 사람들밖에는 아버지를 아는 이가 없습니다."

 

 

<묵상>

 

누군가를 아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그 사람에 대한 정보나 지식을 통한 앎이 하나이고, 마음과 느낌으로 아는 것이 다른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앎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부모님을 아는 것'과 '우리와 직접적으로 관계없는 유명 인사를 아는 것'을 비교해 보면 잘 알 수 있습니다.

 

우리의 부모님에 대하여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부모님 자신을 빼고는 우리 자신입니다. 우리 친구가 우리보다 우리 부모님을 더 잘 알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과연 무엇을 가지고 부모님을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부모님의 고향, 학력, 직장, 나이, 신체 조건, 취향, 원하시는 것.....이런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부모님을 잘 안다고 말하는 것일까요? 아닙니다. 사실 우리가 부모님에 대하여 알고 있는 것 중에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보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것이 더 많습니다. 부모님의 마음, 부모님의 사랑, 부모님의 정.... 어찌 말로 담아낼 수 있겠습니까? 말로 담아내지 못하지만, 분명 우리는 부모님의 이런 것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 눈에 부모님의 모습이 선하지만 말로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부모님에 대한 앎은 지식이 아니라 마음과 느낌을 통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앎은 직접적인 관계 안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으며, 또한 이 앎은 직접적인 인간 관계를 보다 탄탄하게 만들어 줍니다.

 

그러나 유명 인사에 대한 앎은 다릅니다. 유명 인사의 인적 사항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지만, 그 사람은 나와 직접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멀리 떨어져 있는 상대방에 불과합니다. 정보나 지식을 통한 앎이란 이런 것입니다.

 

물론 정보나 지식을 통한 앎이 필요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서로가 만나 관계를 맺고 친교를 이루어가고자 할 때 상대방에 대한 어느 정도의 정보나 지식은 참으로 유용한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사람을 사귈 때, 상대방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가 하나의 물꼬를 트는 것이라면, 서로에게 마음을 내어놓고 느낌을 나누는 것은 더욱 깊은 만남을 이루어 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과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는 참으로 하느님을 알고자 합니다. 기도하고, 성서를 묵상하는 것도 모두 하느님을 알기 위한 노력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느님에 대하여 무엇을 알고자 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하느님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얻고자 하는지, 아니면 마음으로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께서 항상 함께 계신다는 것을 느끼고자 하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듯이, 하느님에 대한 지식만을 얻고자 하는 교만한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감추십니다. 그러나 어머니 품에 안겨 행복해하는 철부지 어린이처럼, 하느님의 품안에서 따스함을 느끼고자 마음으로 다가가는 사람들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모든 것을 알려주십니다. 그러기에 하느님에 대해서 잘 알고 싶으면 머리가 아니라 마음으로 하느님께 다가가야 합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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