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십자가, 그 구원의 신비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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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오상선 | 작성일2000-09-14 | 조회수2,382 | 추천수9 | 반대(0) 신고 |
9월 14일 : 성 십자가 현양 축일
십자가, 그 구원의 신비란?
"나를 따르려면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라!" 나의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른다는 것은 무얼 의미하는 것일까?
십자가가 왜 그리도 중요한가? 한낮 보잘것 없는 나무에 불과하지 않은가? 한 죄인이 죽어 못박힌 나무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니!
십자가는 예수의 <없어지심>을 경축하는 사건이다! 십자가는 하느님이 <현현하심>을 경축하는 사건이다! 예수의 사라짐은 그를 하느님 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놀라운 신비인가! 예수가 사라짐으로써 하느님이 되었다니!
그래서 예수는 우리에게 그렇게 가르치시는 것이다. "너희도 없어짐으로써 나처럼 되어라!" 그렇다! 우리는 너무도 <없어지기>보다 <있기>를 추구한다. <비우기>보다 <채우기>를 선호한다. 십자가의 이 신비를 깨우쳐 아는 사람은 결코 채우려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구원은 우리의 <공로>를 통해서가 아니라 그분을 통해서 무상으로 그저 <주어지는> 것임을 잘 알기 때문이다.
이 십자가 현양 축일에 우리는 <우리의 비움>에 대해 묵상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비워야 하는가? 나는 무엇으로 자꾸만 나를 채워가고 있는가? 채우면 채울수록 십자가의 신비는 체득될 수가 없다. 비우자! 끊임없이 비우자!
예수는 비움의 대가였다. 그 비움은 십자가에서 최고의 절정에 달했을 뿐이다. 나의 십자가를 지고 예수를 따른다는 것은 이렇게 예수처럼 끊임없이 나를 비워나가는 삶을 뜻하리라.
그럴 때 우리는 <십자가의 길> 기도에서처럼 진정으로 이렇게 기도할 수 있으리라!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을 흠숭하며 경배하나이다. 주님의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십가가의 길은 마음에서부터 비움의 길을 깨달은 사람이 이렇게 기도할 때 참으로 주님께 올리는 분향같은 기도가 될 수 있다.
십자가는 <무화: 아무것도 아님>를 통한 하느님의 승리이시다! 결국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를 고백할 수 있을 때 십자가의 신비는 한낮 이론이 아니라 그야말로 신비로 체험되리라.
<지극히 거룩하신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의 거룩한 십자가로 온 세상을 구원하셨기에 우리는 여기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교회에서 주님을 흠숭하며 찬양하나이다!> (아씨시의 성 프란치스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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