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모님의 마음에 묻힌 이들(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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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상지종 | 작성일2000-09-15 | 조회수2,695 | 추천수18 | 반대(0) 신고 |
2000, 9, 15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복음 묵상
요한 19,25-27 (예수와 그 어머니)
예수의 십자가 밑에는 그 어머니와 이모와 글레오파의 아내 마리아와 막달라 여자 마리아가 서 있었다.
예수께서는 당신의 어머니와 그 곁에 서 있는 사랑하시는 제자를 보시고 먼저 어머니에게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하시고 그 제자에게는 "이 분이 네 어머니이시다." 하고 말씀하셨다. 이 때부터 그 제자는 마리아를 자기 집에 모셨다.
<묵상>
자식이 죽으면 부모는 자신의 가슴에 자식을 묻는다고 합니다. 아마 가장 견디기 힘든 고통이 바로 죽은 자식을 가슴에 묻는 고통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세상의 많은 어머니들이 이 고통을 짊어지고 사셨을 것입니다. 순교로, 전쟁으로, 정의를 위한 투쟁으로 죽어간 많은 젊은이들 뒤에는 말없이 절규하며 죽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어머니들이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오늘, 특별히 성모님을 떠올리면서 세상 안에서 성모님과 예수님의 마지막 만남을 차마 제대로 바라볼 수 없는 까닭은 성모님께서 겪으셨을 그 고통이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죽어가는 아들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고통, 그것도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사형제도인 십자가 위해서 서서히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절규하면서 죽어가야 했던 아들을 그저 바라 보고만 있어야 하는 고통을 어찌 말로 담아낼 수 있을까요?
그렇지만 성모님께서는 당신의 아드님 예수님의 죽음을 묵묵히 바라보고 계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드님의 죽어가는 모습을 바라봄으로써 당신께서 몸소 죽음에 참여하시는 것입니다. 육신의 죽음보다 더 한 죽음을 묵묵히 받아들이고 계신 것입니다. 그래서 성 베르나르도는 성모님께 기꺼이 '영신의 순교자'라는 찬사를 보냅니다. 이제 성모님께서는 바로 이 죽음을 통해 예수님께서 사랑하시던 제자를, 그리고 우리를 당신의 품에 안으셨습니다.
성모님께서 자신의 가슴에 묻는 이는 예수님만이 아니라, 예수님을 따르는 모든 이들입니다. "어머니,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라는 예수님의 유언은 성모님 안에서 그대로 이루어져서, 성모님께서는 이제 믿는 이들의 어머니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입니다.
어머니가 계시기에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얼마나 간절한 마음으로 어머니께 다가가고 있는지 지금 이 시간 숙연한 마음으로 돌아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복음 묵상을 올리지 못한 것에 대해 모든 벗님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난 주 나흘 동안의 휴가와 개인 사정으로 인해 마음은 간절했지만 몸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이제 예전의 모습을 다시 찾고 열심히 이 자리를 통해 여러분과 만나겠습니다. 마음으로 함께 걱정해 주시고 격려해 주셨던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세상을 이기는 승리의 길은 곧 우리의 믿음입니다."(1요한 5,4)
주님 안에 사랑담아 여러분의 벗 상지종 베르나르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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